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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끝나지 않은 '맨발의 투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그동안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맨발의 투혼 - 박세리의 그린수기' 가 45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독자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컸다.

애초에는 30회 예정이었으나 많은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15회나 더 늘게 됐다.

"사정상 수기를 읽지 못했다" 며 팩스로 보내달라는 독자도 의외로 많았다.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것은 "박세리가 직접 쓰는 거냐" 는 것이었다.

이 수기는 그동안 몇차례 밝힌 대로 박세리의 구술을 받아 기자가 정리했다.

박세리의 말을 직접 듣기 위해 본사 미국.파리의 현지 특파원들과 로스앤젤레스.시카고지사 기자들이 동원되는 등 다각적인 취재를 했다.

일부 독자들은 "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너무 많다" 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세리와 아버지의 관계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특수관계' 였고 아버지가 박세리의 골프에 미친 영향이 너무 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이 수기는 해외에서도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유수한 언론들이 이 수기를 인용, 박세리의 성장과정과 골프를 치게 된 동기 등에 대해 보도했다.

특히 한 인터넷 골프 사이트에선 박세리가 공동묘지에서 연습한 내용을 요약해 띄우는 바람에 미국에서 뜻하지 않게 '아동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박세리의 가족들은 처음에는 "너무 상세하게 쓰는 게 아니냐" 는 불만을 토로했지만 "있는 그대로를 보여달라" 는 기자의 설득에 양해를 해줬다.

박세리는 이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박세리의 성공은 한 개인의 몫만은 아니다.

박세리는 누구보다도 영향력 있는 민간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세리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더 많은 성원을 보내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울러 박세리는 자만에 빠지지 말고 항상 노력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

또한 박세리의 경우를 거울 삼아 국내에도 스포츠마케팅이 하루 빨리 전문화돼 제2, 제3의 박세리가 줄줄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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