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의 미디어법 재협상 제안에 대해 17일 여야 모두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31일까지 표결 처리한다는 전제하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안은 버리고 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의 법안과 박근혜 전 대표의 제안을 토대로 협상하라”는 김 의장의 16일 제의에 대해서다.
한나라당에선 특히 당 차원에서 오랜 기간 연구와 논의를 거쳐 내놓은 법안 대신 소속 의원 한 명의 의견을 토대로 협상하라는 건 입법 절차나 현실 면에서 모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나라당 문방위의 진성호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김 의장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안을 버리고 대안을 모색하라고 주문했는데, 국회의장이 법안 내용에 관여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적 통과만을 위해 다른 당 안을 받으라는 건 맞지 않으며 의장은 3월 2일 합의된 표결 처리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 소속인데 마치 야당처럼 협상안으로 삼으라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도 “표결 처리에 초점을 둬 합의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과 박 전 대표의 안을 토대로 합의하란 것도 표결 처리 전제하에선 동의할 수 없다”며 기존의 ‘합의 처리’ 주장을 되풀이했다.
강찬호·정효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