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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수출 대박 … 반갑다! 오일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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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우리 기업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초대형 공사를 잇따라 따내고 있다. 현대건설·GS건설·현대중공업은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가스회사가 발주한 가스 플랜트 공사를 총 39억 달러(약 4조9000억원)에 수주했다고 16일 밝혔다. 현대건설 17억200만 달러, GS건설 12억 달러, 현대중공업 10억 달러 등이다.

이 사업은 5개 공구 100억 달러 규모인데, 이 중 3개 공구에서 외국 컨소시엄 지분을 빼고도 39억 달러어치를 우리 업체들이 가져온 것이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프로젝트는 천연가스 저장 및 폐수 처리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외국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 없이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하는 공사다. GS건설은 하루 3만5000t 규모의 에탄·프로판·부탄 등을 생산하는 천연가스 분리시설을 맡는다. 현대중공업은 하루 10억 입방피트의 가스 처리시설을 만든다.

SK건설도 15일 말레이시아 메라포(Merapoh)사의 ‘메라포 정유공장 신설 공사’ 기본계약을 맺음으로써 사실상 이 공사를 수주했다. 하루 35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하는 말레이시아 최대 정유공장으로 공사금액이 70억 달러에 이른다. 앞서 이달 8일에는 삼성엔지니어링·대림산업·SK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8억4000만 달러의 정유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건설업계는 올 상반기 주춤했던 해외건설 수주가 하반기부터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값이 오르면서 산유국들이 한동안 보류하거나 취소했던 공사의 발주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해외영업부 장정모 상무는 “중동 국가들이 유가를 배럴당 50달러를 기준으로 재정을 세웠는데 현재 원유값이 60달러 선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업계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나 사우디아라비아·알제리 등 산유국들의 플랜트 발주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자국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건설공사를 적극 추진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대형 토목공사를 잇따라 발주하고 있는 싱가포르가 한 예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기획팀장은 “올 하반기에 국내 업체들이 최소 200억 달러 이상의 해외 공사를 추가로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 가운데 75% 정도가 수익성이 높은 플랜트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하반기 해외건설 시장을 집중 공략해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이 65억 달러인데 지금까지 37억 달러어치의 공사를 따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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