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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올림피아드 초등부 대상 서병찬군

중앙일보

입력


훌륭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어 우리나라 IT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서병찬군.

< 김진원 기자jwbest7@joongang.co.kr >


최근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온나라가 시끌벅적했다. 이러한 사이버테러를 잠재운 주역은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한 민간 보안업체들. 이에 따라 ‘해커 10만 양병설’이 힘을 얻는 등 IT인재 양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 정보올림피아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서병찬(12·석관초6)군을 만나봤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게임을 ‘하는’ 것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재미가 없지만 게임은 ‘만드는’ 것은 항상 새롭고 즐거워요.”서군은 플래시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 주전자닷컴에 자신이 만든 게임을 3개나 올렸을 정도로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을 자랑한다. 물론 아직은 기존 게임을 조금 변형해서 만드는 수준이지만 서군이 만든 졸라맨 점프 게임과 행성 피하기 게임은 하루평균 조회수가 500회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군도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여느 아이들과 같이 게임 ‘하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당시 담임이었던 손영남(39) 교사의 조언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 손 교사는 수학·과학 성적이 남달리 뛰어났던 서군에게 ‘정보올림피아드’에 출전해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했다. 서군은 그때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해 6개월 만에 서울시 정보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어 열린 전국대회에서는 초등부 은상을, 올해는 서울시 정보올림피아드 초등부 대상을 거머쥐었다.

손 교사는 “병찬이는 수학문제 하나를 풀어도 ‘왜’ 이런 과정을 통해 정답이 나오는지 끝까지 파고든다”고 귀띔했다. 또래 친구들은 답이 맞았는지 틀렸는지에만 관심을 갖는 반면 서군은 틀린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풀어보면서 어느 부분에서 계산을 잘못했는지, 어디에서 공식을 잘못 적용했는지 살펴본다. 이런 방법은 프로그래밍 소스를 짜다가 오류가 발생했을 때,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를 찾아 다시금 명령어를 입력할 때 큰 도움이 됐다.

학원을 거의 다니지 않았다는 서군은 정답에 접근하는 방식도 매우 독창적이고 다양하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반복해서 풀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C언어라는 컴퓨터 언어를 사용해서 코드를 입력해야 하는데 C언어의 조합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서군은 “온통 영어로 된 C언어가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혼자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적절한 명령어 소스를 찾아내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며 “학원에서 배운 공식만 달달 외서 문제를 푸는데 익숙한 친구들이라면 금방 짜증을 낼지도 모른다”고 웃었다.

서군은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는 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래밍을 잘하기 위한 논리력과 사고력은 다독(多讀)을 통해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서군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과학책.과학책에는 원리를 이용해 문제를 푸는 과정이 담겨 있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훌륭한 인물의 인생역정을 담고 있는 위인전 역시 합리적인 문제 해결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지침서다.빌 게이츠의 전기를 가장 인상 깊게 읽었다는 서군은 “없어질 동전을 모아뒀다가 나중에 그것을 팔아 큰돈을 번 일화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며 “위인전을 읽으면 천재들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어린이들도 쉽게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 제작자가 되고 싶다는 서군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누구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정보올림피아드 = 컴퓨터 언어인 C언어를 활용해 시험문제를 푸는 대회. 경시대회와 공모대회로 나누어 진행된다. 경시대회는 주로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한 논리적 문제가 출제되고 공모대회는 각자가 직접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겨룬다. 국내대회인 한국정보올림피아드(KOI)는 지역별 예선과 본선을 거쳐 전국대회로 이어지고 전국대회 입상자는 국제정보올림피아드(IOI) 출전자격을 갖게 된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https://www.kado.or.kr/koi/index.asp)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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