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8월 그리고 50년]다시 가 본 그날 27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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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시속 30㎞의 강한 폭풍이 제주도 동남방 쪽으로 상륙했다는 중앙관상대 예보.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중부권 일대는 아직도 무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소한 사건.사고 없어 모처럼 조용하다 싶더니 오늘 국회.사회단체 등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들려오고 정부에 대한 원성 (怨聲) 또한 드높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요 신문들도 하나같이 무거운 기사들만을 골라 1면에 전진배치 (?) .

'반민법안 (反民法案) 통과 방해코자 괴한 2명이 전단살포' '서울시, 경찰권 독립 부당하다는 건의문 당국에 제출' '상공부 또 말썽, 기안 (起案) 보류 지시로 사실상 태업상태' '尹내무, 엽관운동에 몰두하는 지방관리 즉각 귀임을 엄명' '공장불하 반대, 고려방직 여공들 시위' - .

제50차 국회 본회의장에 대혁 (大革) 청년단 소속 청년 두명이 나타나 '반민족처벌법 통과를 반대한다' 는 내용의 삐라 30여장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독립 문제로 이해 당사자간 또한차례 공방전. "서울경찰을 시장밑에 두는 건 특수 사정상 부당하다" 는 윤치영 (尹致暎) 내무장관의 발언에 서울시가 발끈하고 나섰다.

'김홍일 (金弘一) 장군 환국' '하지 후임 콜터 소장 부임' 기사도 눈에 띈다.

그러나 오늘의 최대 이슈는 서울시 공관에서 난투극으로 막을 내린 제3회 대한노총 임시 전국대의원 대회와 6백50여명의 노동자들이 무려 40일이라는 사상 최장기 농성을 기록한 고려방직 (신설동) 노사분규 등이다.

김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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