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난치성 설사'에도 묘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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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아이들 설사병은 누구나 자라면서 수시로 겪고 지나가는 일. 하지만 백일도 안된 아이가 2주 이상 설사를 계속할 땐 조기에 철저한 원인규명과 치료가 필요하다.

일명 '영아 난치성 설사' 로 불리는 영아기 만성설사는 결국엔 영양실조.감염.광범위한 장점막 손상 등을 일으켜 사망률이 높다.

선진국에선 이 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5%정도이나 국내는 약 15%에 달한다.

거의 우유를 먹는 아이들에게서만 발생하는 것이 특징. 산모가 질병 등 특별한 상황에 놓여 있지 않다면 신생아기엔 가급적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난치성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은 체내에 우유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작은창자에서 선천적으로 이를 흡수하지 못하는 것, 우유농도의 변화로 인한 것 등 다양하나 미숙한 장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감염돼 장점막이 손상된 경우가 가장 흔하다.

따라서 신생아가 열이 나면서 설사하는 장염에 걸리면 만성 설사로 이행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처를 취해야 한다.

만성설사가 되면 물질 흡수를 돕는 장 융모세포가 줄어들면서 장 점액선이 비대해지고 염증세포가 증가하는 등 장점막이 변화한다.

이것은 우유단백질 뿐 아니라 모든 영양소 흡수를 방해해 영양실조에 빠지게 되며 세균감염도 잘 된다.

이는 다시 설사와 흡수장애를 일으켜 악순환이 되는 것. 반면 모유수유는 신생아의 미숙한 장점막의 발달을 촉진시킬 뿐 아니라 장내 상주균 형성.면역성 강화.낮은 삼투압 등으로 설사가 만성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해 준다.

만성설사 환자는 염증으로 장도 붓고 영양실조가 심한 상태라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

정맥주사로 영양을 공급하면서 설사를 유발하는 유당을 제거하고 우유단백질분해를 쉽게한 특수조제분유를 묽게 타 먹인다.

전문가들은 일단 설사가 치료된 경우에도 장점막이 어느 정도 성숙되는 첫돌까지 특수조제분유를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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