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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이버가수 '다테'음반 내달 한국 출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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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사이버 가수가 굳게 닫힌 일본 대중가요 한국진출의 문을 열 것인가' . 세계최초 사이버 연예인인 일본의 다테 교코 (伊達杏子.여)가 오는 9월 한국에서 음반출반을 계획하고 있고 우리 당국도 이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일본가요의 국내 개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당국의 입장변화와 함께 특히 다테의 음반출시 시점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10월 방일 (訪日) 을 앞둔 시점이어서 대중문화계 전문가들은 다테의 국내진출을 일본문화개방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1일 인디컴 프로덕션사에 따르면 다테는 9월말 그녀의 두번째 음반인 'DK98' 을 국내에서 발표한다는 것. 모두 8곡의 노래가 실릴 이 음반은 한국가수에 의해 우리말로 녹음되며 공모된 한국어 이름을 함께 사용키로 했다.

8곡의 노래중 2곡은 일본인이 작곡한 일본가요풍이며 나머지 6곡은 국내 작곡가의 작품을 싣기로 하고 현재 작곡가를 교섭중이다.

인디컴 프로덕션측은 또 국내 방송사 관계자와 광고대행사 등에서 다테를 모델.VJ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타진중이다.

다테의 한국진출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일본작곡가의 작품이 포함돼 있고 앨범표지에 '일본국적' 의 다테 얼굴과 이름이 표기된다는 점. 일본가요 수입을 금지한 법적 규정은 없으나 우리 당국은 지금까지 일본 작곡가의 대중가요는 내국인 가수가 번안해 부르더라도 일절 허용치 않았었다.

지난해 7월 국내 가수들이 구보타.세이코.X재팬.안전지대 등 일본 일급가수들의 히트곡을 번안해 부른 음반을 내놨다가 판매금지됐다.

그러나 다테의 진출을 앞둔 지금은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인디컴사의 문의를 검토한 결과 우리말로 제작되고 대부분의 노래가 우리 작곡가 작품이어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가요 번안 음반에 대해 판금조치를 내렸던 음반심의기구인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 홍창기 음악광고부장은 "지금까지 일본인이 작사.작곡.가창한 노래는 국민정서에 따라 시판을 불허하는 것이 정부의 행정지침이었다" 며 "그러나 대통령의 개방시사 등 환경변화를 감안해 일본가요를 한국인이 한국어로 부르는 경우에는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고 말했다.

문화평론가 李규형씨도 "세계화라는 말 자체가 식상한 지금 일본문화 개방은 당연한 것" 이라며 "이제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 라고 강조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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