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폭우로 안동·상주 문화재 17곳 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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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경북 북부 내륙지역에 내린 평균 2백㎜의 기습폭우는 이 지역 문화재도 무더기로 강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19일 지난 12일과 16일 두차례에 걸쳐 내린 폭우로 안동과 상주지역 문화재 17곳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2백여점의 문화재가 밀집한 안동지역은 이번 폭우로 법흥동 임청각 (보물 182호) 안에 있는 정침군자정의 담장 15m가 무너지고, 16세기에 지어져 문화재 가치가 높은 임하면천전리 의성김씨종택 (보물 450호) 지붕에 비가 새 손상될 위기에 놓였다.

또 요즘들어 외국관광객까지 찾아드는 풍천면하회리 하회마을 (중요민속자료 122호) 내에있는 충효당 (서애 유성룡선선생 생가) 과 인접한 전통가옥 담장 등 15개소도 1백45m가 허물어졌다.

이와 함께 차전놀이 (중요무형문화재 24호) 기구를 보관하는 북문동 차전각은 지붕이 허물어져 보관중인 기구가 훼손되고, 법흥동 고성이씨종택 (중요민속자료 185호) , 도산면토계리 퇴계종택 (지방기념물 42호) , 와룡면가구리 광산김씨고택 (민속자료 113호) 등도 비가 새거나 담장과 축대가 무너진 채 방치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고가옥에서 보존돼 온 흙담장이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무너지기는 처음" 이라며 "담장을 복구해도 문화재 훼손은 불가피해졌다" 고 말했다.

상주지역에서도 남장동 남장사 관음선원 (보물 923호) 주변 석축과 담장이 무너졌으며 내서면북장리 북장사 (보물 1278호) 경내 석축도 허물어졌다.

또 낙동면운평리 구상화강암 (천연기념물 69호) 주변 보호철책과 안내판, 표석 등이 하나씩 유실됐고 만산동 임란북천 전적지 (지방기념물 77호) 석축 (길이 20m 높이 1.8m) 과 전적지를 관리하는 18평짜리 사무소도 허물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는 훼손된 문화재 17곳의 피해액을 4억9천여만원으로 집계하고 재해대책비가 마련되는 대로 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경북도 문화재 관계자는 "문화재로 지정된 고가옥들이 낡아 수해피해가 심하다" 며 "정밀 현장조사가 이뤄지면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더 훼손되기 전에 복구해야 한다" 고 밝혔다

대구 =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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