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 송진우 2500이닝 뿌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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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황금 독수리' 송진우(38.한화)가 한국 프로야구사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2500이닝 투구. 1989년 4월 12일 데뷔 이후 5585일 만에 이룬 대기록이다.

27일 SK와의 대전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송진우는 1회 SK의 선두타자 정경배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데 이어 4회에도 이호준과 박경완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해 0-2로 뒤졌다. 그러나 한화 유승안 감독은 대기록 달성을 앞둔 송진우를 성급히 끌어내리지 않았다.

▶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2500이닝 투구 기록을 세우며 승리투수가 된 한화 송진우가 SK 타자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대전=연합]

다시 힘을 낸 송진우는 추가 실점없이 마운드를 끌어갔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37㎞에 불과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7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라 박경완을 3구만에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내 꿈에 그리던 2500이닝을 채웠다. 2001년 5월 15일 정삼흠(전 LG)이 갖고 있던 최다 이닝 투구(2030.2이닝) 기록을 경신한 뒤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순간이었다. 송진우는 "지난해 말 팔꿈치 수술을 받아 구위가 지난해만 못했지만 계속 선발로 기용, 기록을 세울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송진우는 8회까지 6안타 2실점으로 호투한 뒤 3-2로 앞선 9회초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의 3-2 역전승. 송진우의 개인통산 최다승 기록도 178승으로 늘어났다.

창단 이후 최다인 7연승에 도전했던 SK는 'V행진'에 막을 내렸다. 송진우는 "통산 200승과 3000이닝 투구 모두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잠실에서는 '반달곰 천적' 롯데가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선발 손민한의 활약에 기댄 3-1 승리. 롯데는 이번 시즌 두산을 상대로 8승5패를 기록, 천적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롯데는 2회 1사 만루에서 김태균의 적시타와 김주찬의 적시타로 3점을 뽑아내 승부를 갈랐다.

김성한 감독 대신 유남호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기아는 9회말 손지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현대에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5연패의 사슬을 끊은 기아는 이틀 만에 4위에 복귀했다.

그러나 전날 성적 부진을 이유로 코칭 스태프를 교체한 LG는 '극약처방'의 보람도 없이 대구에서 삼성에 0-5로 졌다. 삼성은 선발 정현욱이 6이닝 동안 산발 3안타, 6사사구, 무실점으로 버텼으며 이후 세명의 투수가 이어던지며 LG에 완봉승을 거뒀다.

최준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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