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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도 입에도 보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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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물놀이도 좋지만, 초록빛 초원이 펼쳐진 대관령 여행도 여름 휴가로 제격. 조씨는 “특히 바람마을 의야지·아기동물목장 같은 곳은 어린 자녀와 함께하기 좋은 곳”이라며 가족 여행지로 대관령을 추천했다.

< 전영기 기자 ykooo@joongang.co.kr >


대관령 아흔 아홉/ 대관령 구비구비는// 내 인생 초록물 들이면서/나그네 되라네 . -작가 신봉승의 시 ‘대관령’ 일부-대관령하면 청정지역이란 이미지가 떠오른다. 우리나라의 친환경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아이콘이기도 하다. 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초록빛 여름 휴가를 맞고자 한다면 이만한 곳을 찾기 힘들다. 게다가 먹을 거리며 볼거리가 인근에 산재해 있다. 지난 4일 마침 대관령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다는 조용주(38·변호사·신림동)씨 가족을 따라 여장을 꾸렸다.

< 이유림 기자 tamaro@joongang.co.kr >

초원과 동물을 만나 자연을 느끼다

떠나는 날 아침. 조씨 가족의 움직임이 분주하다.피서차 너도나도 동해로 몰리다보니 길에서 시간을 허비할까 조바심이 나서다. 막힘없이 달려도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 채비를 마치고 나서니 오전 8시. 다행히 영동고속도로를 물흐르듯 달릴 수 있었다.

낮 12시,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에 다다랐다. 대관령의 풍경이 창밖을 스쳐 지나간다. “어, 여기 어디야? 와-.” 대관령 바람마을체험목장 초입. 잠 들었던 승현이(5)가 눈을 떴다. 목장체험비(양먹이주기·목장 우유시음·목장길 트레킹·1인 5000원)를 지불하고 차는 굽이굽이 감도는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정상까지 올라가면 풍광이 기막히다고 그러더라고요.” 조씨는 이미 대관령에 사는 지인을 통해 여행지를 사전조사했다. 해발 700m 대관령 정상에 자리한 바람마을 의야지까지 오르는데 30분 이상 걸렸다. 내리쬐던 햇볕은 이미 중턱 쯤부터 자취를 감췄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일대가 희뿌옇다. “여긴 에어컨이 필요없네. 진짜 시원하다.” 평소 더위에 약하다는 아내 박혜정(35)씨 얘기처럼 싸한 기운이 몸을 파고 들었다. 초원의 양떼를 구경한 후 마신 우유는 갓 뽑아내선지 시중우유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 느껴진다. 평소 우유를 좋아하는 승현이가 한 컵을 비워낸 후 또 마시려고 하자, 박씨가 배앓이할 수 있다며 말린다.

하산하니 오후 3시. 숙소로 향하기엔 아쉬운 듯 아기동물농장을 찾았다. 토끼·당나귀·새다람쥐 외에도 다양한 동물이 손님을 맞이한다. “엄마 이건 뭐야?“ 승현이는 메추리의 부화과정을 볼 수 있겠끔 설치해 둔 기계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떼지어 다니는 오리들과 어우러져 사진을 찍으며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다보니 승현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박씨는 “호기심 많은 어린 자녀와 함께 오기에 좋은 장소 같다”고 전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대관령 한우를 맛보다

미각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먼길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조씨 가족. 박씨는 “이번 여행지가 대관령으로 정해진 이유의 절반은 먹을 거리 때문” 이라며 미소짓는다. 매년 스키를 즐기기 위해 이곳에 오면 황태와 오삼불고기가 단골메뉴였단다. 이번엔 지인이 강력추천한 대관령 한우를 먹기 위해 대관령한우타운을 찾았다.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셀프와 다이닝실도 있지만, 오랜만의 여행인 만큼 서비스가 잘 되어 있다는 노블로 자리를 잡았다. 한우에 앞서 나오는 다채로운 밑반찬이 군침을 자아낸다. 산 높고 물 맑은 곳인 만큼 재료의 정갈함은 물론이지만 맛 또한 일품이다. 특히 나물류의 경우 평소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승현이의 입마저 벌어지게 만들었다.

마침내 주인공인 한우가 등장했다. 조씨는 “참숯 위에 놓인 한우의 현란한 마블링이 이제까지 봐 왔던 고기들과 격이 다르다”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종업원은 “육즙이 올라오면 고기를 뒤집고, 지나치게 익혀 먹지 말라”고 귀띔한다.“육즙이 풍부해서 그런지 정말 부드럽다.” 고기맛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다는 박씨의 품평에 모두 공감하는 눈치다.대관령 한우의 명성이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님을 확인하며 호박식혜를 후식으로 저녁식사가 마무리됐다.

TIP대관령 제대로 즐기기
■ 먹을 거리 = 대관령한우·황태·오징어불고기가 유명하다. 한우는 대관령한우타운에서 맛볼 수 있다. 대관령한우 전문 판매점이자 음식점이기도 한 이곳은 평창·영월·정선축산농협이 투자해 직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직접 고기를 골라 구워 먹는 ‘셀프’, 단체 고객을 위한 ‘다이닝’, 풀코스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노블’까지 모임 또는 여행 목적에 맞춰 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 1층 마트에선 대관령한우·육포·건강식 세트를 구입할 수 있다. 물좋은 황태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구이·찜·불고기·전골이 맛깔난 황태회관을 추천한다. 동해안에서 갓 잡아올린 오징어와 불고기를 양념에 버무린 오삼불고기는 입맛을 북돋운다. 문의= 대광령한우타운 033-332-0001 / 황태회관 033-335-5795 / 별미회관 033-336-3325 
■ 볼거리 = 대관령은 초록빛 자연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가 많다. 초원 위를 달리는 양떼들을 보고 싶다면 삼양목장과 양떼목장을 찾아가자. 또한 어린 자녀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동물목장으로 발길을 옮겨보는것도 좋다. 동물 또는 곤충을 직접 만져볼 수 있어 생테체험 학습이 된다. 문의= 대관령 바람마을체험목장 033-336-9814 / 삼양목장 033-335-5044~5 / 양떼목장 033-335-1966 / 아기동물목장 033-366-3579 / 대관령마을 곤충 다람쥐 체험학교 033-355-0878
■ 묵을 곳 = 호텔·빌라·콘도 외 다양한 숙박시설을 갖춘 용평리조트가 있다. 이밖에 인근에 예쁜 펜션도 많은 편이다. 
문의= 용평리조트 1588-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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