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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지역 '질병과의 전쟁'이렇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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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경기지역을 강타한 폭우피해가 충청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하수도 및 각종 오물이 범람한 홍수 뒤엔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기 마련. 특히 학교 등에 집단 수용된 이재민들과 피해복구작업을 벌이는 군인.자원봉사자들은 질병 및 상처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피부질환 물난리가 난 지역에 있다보면 누구나 각종 오물에 피부가 닿기 마련. 평상시 알레르기 질환이나 피부이상이 전혀 없던 사람들도 자극성 피부염에 시달리기 쉽다.

가려움증.진물.발진 등이 주된 증상. 항히스타민제제 복용으로 가려움증을 덜어주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연고를 발라주도록 한다. 습한 환경에선 곰팡이균도 극성을 부리기 마련이다.

무좀 등 곰팡이균에 감염돼 있던 환자는 증상이 심해지고 정상인도 곰팡이 감염에 걸리기 쉽다.

서울대의대 피부과 서대헌 (徐大憲) 교수는 "발에 생기는 무좀 뿐 아니라 사타구니.몸통.얼굴 등에도 곰팡이 균이 많이 자라기 때문에 몸 어디건 가렵고 둥근 발진이 생기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 강조한다.

집이 침수돼 집단 수용돼 있는 사람들은 옴같은 전염성 피부병도 조심해야 한다. 환자가 한사람만 있어도 곧 집단으로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손씻기.샤워를 생활화하고 수건은 각자 따로 쓸 것. 특히 어린이들은 피부가 곪는 농가진에 걸리기 쉽다.

이 병은 수건을 같이 쓰거나 같은 목욕통에서 목욕을 해도 감염되기 때문에 목욕물.수건을 따로 쓰도록 해야한다.

◇수인성 전염병 각종 오물이 집안팎에 흘러들어 왔기 때문에 대변을 통해 나온 균이 입을 통해 전염되는 장티푸스.이질.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에 걸리기 쉽다.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오명돈 (吳明燉) 교수는 "특히 장티부스는 무증상 보균자가 국내에도 상당수 있으므로 이들의 대변을 통해 나온 균에 의해 환자 발생 위험이 높다" 고 말한다.

장티부스는 1~2주간 잠복기를 거쳐 고열.오한.두통.근육통 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 이질은 고열과 더불어 복통.구토.점액성 혹은 피섞인 설사등이 주증상. 다행히 심한 물설사로 심한 탈수증을 유발하는 O형 콜레라는 최근들어 국내에서 발생됐다는 보고가 없다.

각종 수인성전염병에 대한 최선의 예방책은 손씻기.각종 식기.물.음식을 철저히 끓여 먹는 것이다.

◇렙토스피라증 특히 농촌지역 주민들은 들쥐의 대소변을 통해 배설된 렙토스피라균이 흙이나 물에 있다가 피부.코.입등을 통해 몸속에 침입해 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홍수피해가 심하던 84.85.87년에 농촌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집단 환자 발생이 있었다. 1~2주 잠복기 후엔 고열.패혈증.간이나 신장에 이상을 일으킨다.

초기에 항생제 투여로 치료가 가능하나 초기증상만으로 진단하기가 어려워 사망하기도 한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책. 단국대의대 감염내과 배현주 (裵賢珠) 교수는 "지금부터는 특히 논이나 물이 고인 곳에 들어갈 땐 반드시 긴 장화.장갑 등을 착용하고 들어가 균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고 강조한다.

황세희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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