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WTO에 ‘쇠고기 패널’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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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캐나다가 한국이 자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다며 9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해소 패널’ 설치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의 쇠고기 분쟁이 본격화하게 됐다.

앞서 한국과 캐나다는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자협의를 했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패널은 일종의 국제통상 재판부다. 분쟁 당사국끼리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WTO가 구속력 있는 판단을 내려 주는 것이다. 회원국은 패널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단 패널 절차 중이라도 양국이 합의점을 찾으면 분쟁은 종료된다.

캐나다의 게리 리츠 농림수산장관은 “국제 과학계는 캐나다 쇠고기의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우리는 WTO 분쟁 패널이 우리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패널 설치를 거부키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한국의 모든 법이나 규정이 WTO 규정에 합치한다는 입장”이라며 “패널 설치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캐나다가 이후 재차 요청하면 자동적으로 패널이 설치된다. 패널이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통상 2년 정도 걸린다.

캐나다 쇠고기는 2003년 5월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수입이 중단됐다. 캐나다는 2007년 국제수역사무국(OIE)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획득한 이후 한국에 시장 개방을 요구해 왔다. 이후 양국은 협상을 벌였으나 지난해 11월 캐나다에서 15번째 광우병 감염 소가 발생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캐나다는 올 4월 한국을 WTO에 제소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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