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도 끈적끈적 열대야 곤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기습 폭우로 극심한 피해를 보았던 경남.전남 등 남부지방이 이번엔 달궈진 대지를 식히지 못하는 열대우 (熱帶雨)에 잠 못이루는 열대야 (熱帶夜) 까지 겹쳐 몸살을 앓고 있다.

열대지방에서나 나타나는 열대우란 비가 내리는데도 대지의 기온을 25도 미만으로 끌어내리지 못한 채 끈적끈적한 불쾌감만 불러일으키는 현상. 비가 오면 수분증발 효과로 기온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도 장마종료 뒤 이같은 열대우가 8월에 나타난 것은 드문 일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2일까지 1백36㎜의 많은 비가 내린 경남 진주의 경우 3일 오전 2~3시 시간당 18㎜의 비가 내렸으나 기온은 25.4도에서 불과0. 1도밖에 오르지 않는 기현상이 빚어졌다.

전남 광주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시간당 20㎜의 소나기가 쏟아지는데도 기온은 0.3도 떨어진 25.4도를 나타냈다. 비가 온 뒤 기온은 0.2도 오른 25.6도를 기록했다.

이같은 열대우와 열대야의 혼합 현상은 폭우의 원인이 됐던 양쯔 (揚子) 강 유역과 한반도 남동쪽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한반도를 완전히 에워쌌기 때문. 기상청은 "오는 6일까지 당분간 양쯔강 유역과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기류에 한반도가 휩싸이면서 열대우와 열대야가 지속되겠다" 고 예보했다.

강홍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