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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박사 강영우씨 두아들 美대학서 우등졸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앞을 못보는 아버지가 저희를 행복의 길로 이끌어 주셨어요. 잠들 무렵 점자책을 더듬으며 읽어 주신 동화 속으로 우리는 상상의 날개를 폈고 꿈도 영글어 갔지요. 아버지는 진정 우리들의 영웅입니다."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자랑스런 재외동포' 로 뽑혀 지난달 귀국한 한국인 최초 맹인박사 강영우 (姜永佑.54) 씨와 미국 명문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한 두 아들의 3부자 이야기가 화제다.

姜씨는 중학교 때 축구공을 머리에 맞아 망막이 떨어져 나가면서 장애인이 된 뒤 지난 72년 '장애인 유학생 1호' 로 미국으로 건너가 피츠버그대에서 교육전공 철학박사를 받은 입지전적 인물. 일리노이대 교수와 유엔 세계장애위원회 부의장 등을 역임하며 루스벨트 국제장애인상을 받는 등 장애인 복지를 위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姜씨가 장애를 딛고 성공했듯이 두 아들도 아버지의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하게 성장했다. 큰 아들 진석 (25.미국명 폴) 씨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달라" 는 세살때 기도를 실현하기 위해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 안과의사 과정을 밟고 있다.

시카고대에서 경제.정치학을 전공한 둘째아들 진영 (22.미국명 크리스) 씨는 동양인 최초의 대법원 판사가 되기 위해 듀크대 법대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진영씨는 클린턴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내 봉사단인 아메리코로부터 '차세대 지도자상' 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아버지가 읽어 주신 수많은 이야기로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겼다" 며 "장애는 극복 대상일 뿐 한계는 아니다" 고 회고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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