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극복] 가능한 목표 세워 매일 성과 평가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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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인 김우현(19)군은 여름이 무섭다. 지난해 여름방학 슬럼프를 경험하면서 수능성적이 모의고사에 비해 10점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군 경우만이 아니다. 지난해 마음누리 학습클리닉에서 수험생 460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슬럼프 경험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35%의 학생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의 수능성적은 모의고사 성적에 비해 5~9점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방학 슬럼프 극복 여부에 따라 대입 당락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안감은 가장 큰 적

이맘때쯤이면 6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비롯해 교육청 모의고사와 중간·기말고사를 치른 상당수 수험생이 좌절감에 빠지기 쉽다. 숭덕여고 유성호 3학년 부장은 “원했던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미리 포기하는 것은 경쟁자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현실감 없는 목표를 수정하자. 1학기 모의고사 결과를 토대로 영역별로 가장 잘 나온 등급과 백분위를 목표로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그 점수대를 넘어선다”는 식의 현실적 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입시전형 결정은 빨리

고3 여름방학은 수시지원을 위한 내신성적이 확정되는 시기다. 수리 가·나형 결정(자연계)과 수리영역 포기(인문계)부터 탐구영역 선택과목 결정까지 중요한 선택 사항이 많다. 진선여고 장지영 교사는 “입시지도서를 보거나 선배·친구들과 상의는 할 수 있겠지만, 최종 결정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법”이라며 “여름방학 전까지 결정을 끝내고, 방학에는 계획에 따라 시간관리를 해야 슬럼프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체력 고갈에서 벗어나야

방학이 되면 한 학기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와 피로로 상당수 학생이 힘들다고 호소한다. 체력을 핑계 삼아 하루 이틀 쉬다 보면 생활리듬이 깨지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정신과 전문의 최혜원 박사는 “집중력이 떨어지면 심리적인 압박감까지 더해져 다시 끌어올리는 데 길게는 2주~한 달가량 소요된다”고 말했다. 체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칼슘이 많은 음식을 먹고, 하루 30분씩이라도 햇빛을 보며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자신과의 타협은 금물

“A대학만 가란 법 있나. 내 성적이면 B대학은 안정권으로 갈 수 있을 텐데” “1년 더 해서 더 좋은 대학 가지” 식으로 생각하면 공부에 몰입할 수 없다. 서울 진학지도 협의회 조효완 회장은 “타협을 하기 시작하면 성적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진다. 목표 수정이나 재수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매일 계획과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한 뒤 모자란 부분은 반드시 끝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호 극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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