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순신 서거 400주년 기념 오페라 제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올 오페라계의 최대 화제작은 '성웅 이순신' .충무공 서거 4백주기 기념으로 아산시.충청남도.문화관광부가 5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3막짜리 오페라다.

백기현 (白琦鉉.45.공주대교수) 성곡오페라단장과 오페라 팬인 송민호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치밀하게 기소장을 작성한 솜씨를 살려' 대본을 써 이채롭다.

작곡은 이탈리아 작곡가 니콜로 이우콜라노 (55.후로시노네 음악원 교수)가 맡아 이달초 피아노 스코어를 완성했다.

지금까지 충무공을 소재로 한 음악으로는 나운영의 칸타타 '충무공' (52년) 과 이동훈의 교향시 '거북선' (88년) 등이 발표됐지만 오페라가 제작되기는 이번이 처음. 오는 9월19일 아산 현충사 특설무대에서의 야외공연을 시작으로 29일 공주 백제체육관, 10월13~14일 대전 엑스포 아트홀, 20~21일 대구시민회관, 11월13~14일 광주문예회관, 12월2~3일 부산문예회관 등 전국순회공연을 갖는다.

또 12월9일~12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곽승 (부산시향 음악감독) 씨가 지휘하는 부산시향 (서울.부산 공연) 과 충남교향악단 (충남 순회공연) 이 반주를 맡고 충무공역에 바리톤 고성현.김재창, 부인역에 소프라노 박정원.박미혜, 원균역에 테너 강무림.김상곤.김경, 선조역에 베이스 김요한.김인수 등이 출연한다.

이탈리아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한 것은 창작오페라의 세계무대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를 위한 것. 이우콜라노는 오페라 코치 (피아니스트) 로 잔뼈가 굵은 작곡가. 지난해 대전국악원에 입교, 국악기를 배우는 등 우리 장단과 가락을 몸소 익혔다.

그래서 관현악 편성에 소금.피리.태평소.장고.북.꽹과리.자바라.공.편종.편경.양금.해금.아쟁 등 13개의 국악기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성웅 이순신' 의 제1막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 .단오절을 맞아 아산 마을사람들이 강강수월래 춤을 추면서 즐거워 한다.

제2막 '왜적의 침입' 에 이어 제3막 '영웅' 에서 한산대첩으로 무대는 절정에 달한다. 어전회의 대목에서는 궁중무용인 '화관무' '태평무' 가 선보이고, 충무공을 사모하는 기생 월화 (메조소프라노) 라는 가상적인 인물이 등장해 황진이가 서경덕을 그리면서 지었던 시를 삽입하는 등 극적인 재미를 살렸다.

내년으로 계획된 로마 공연 등 해외공연에 대비해 한글 대본을 크레마 전 주한 이탈리아 대사 부부가 이탈리아어로 번역하고 수정작업 중이다.

白단장은 이 작품이 "베르디의 '아이다' , 푸치니의 '투란도트' '나비부인' 이 각각 이집트와 중국.일본을 세계에 알린 것처럼 '성웅 이순신' 은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뚜렷하게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오페라 '성웅 이순신' 은 내달 10일부터 공주 충남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오케스트라 리허설에 돌입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