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7·빙·블랙베리를 주목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손바닥만 한 노트북에 새 PC 운영체제(OS) ‘윈도7’을 깔고 신형 인터넷 검색엔진 ‘빙(Bing)’으로 동영상을 검색한다. 이동할 때는 최신형 블랙베리 스마트폰으로 e-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쓴다. 올 하반기에 유행할 최신 정보기술(IT) 트렌드다.

세계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IT 업계도 첨단 신상품을 선보이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NN머니는 최근 ‘기술은 어디로 향하는가(Where tech is headed next)’라는 기사를 통해 하반기 관심을 끌 첨단 IT 제품을 소개하고 시장을 전망했다.

◆‘윈도7’이냐, ‘스노 레퍼드’냐=전 세계 OS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그럼에도 지난해는 MS가 홍역을 치른 한 해였다. 전반적인 PC 매출 감소에다 ‘윈도비스타’가 각종 기능 장애를 일으키면서 입방아에 올랐다. 반면 애플 ‘맥’의 OS인 ‘X레퍼드’는 매니어층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 실속 있는 OS로 후한 점수를 얻었다. 적어도 미국 시장에서는 애플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이에 자극받은 MS가 10월 새 OS인 ‘윈도7’을 출시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기존 윈도비스타에 비해 용량을 줄인 대신 처리 속도는 높였다. 프로그램의 안정성도 좋아지고 ‘터치 스크린’ 같은 신기능도 추가했다. 윈도비스타에 불필요한 기능이 많고 너무 느리다는 지적을 수용해 개선한 것이다. 애플도 9월 ‘스노 레퍼드’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는다. 속도는 두 배가량 빨라졌고 용량은 6기가나 줄였다.

◆검색엔진 구글 vs ‘빙-야후’=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에 따르면 구글의 5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65%였고 야후는 20.1%, MS는 8%를 기록했다. 하지만 MS가 지난달 빙을 선보이면서 점유율이 16.7%로 뛰었다. 동영상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단문 메시지 서비스인 ‘트위터’의 최신 게시물 검색 기능을 추가하면서 구글과 차별화 전략을 펼친 게 주효했다.

그래도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MS가 구글과 맞서기 위해 야후와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시장조사기관 콜린스스튜어트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샌딥 애그랄은 “이달 말께면 MS와 야후의 검색엔진 제휴가 성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3파전 양상=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30.1%에서 올 1분기 19.5%로 떨어졌다. 반면 블랙베리를 생산하고 있는 리서치 인 모션(RIM)의 점유율은 이 기간 40.4%에서 55.3%로 올랐다. 팜의 점유율은 4%를 밑돌았다.

그러나 팜이 지난달 멀티태스킹 기능과 소형 키보드를 장착한 스마트폰 프리(Pre)를 출시한 데 이어 애플이 ‘아이폰 3GS’를 선보이면서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아이폰 3GS는 기존 아이폰보다 속도가 빨라지고 음성인식·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했다.

IT 리서치업체인 양키그룹은 “애플과 팜이 블랙베리의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이폰은 출시 때만 반짝하는 경향이 있어 블랙베리를 앞서기는 힘들다”고 예상했다. RIM은 이달 12일 신제품인 ‘블랙베리 투어’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편 PC 판매는 하반기부터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컴퓨터 교체를 미루면서 PC 판매는 올 1, 2분기 연속으로 줄었다. IDC의 밥 오도넬 부회장은 “얇고 가벼운 노트북과 새 OS가 출시되는 가을부터 PC 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CNN머니는 “상반기 부진했던 IT 관련 투자·소비도 3분기 바닥을 찍은 후 4분기부터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