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뜬다!…미국 유학

중앙일보

입력


미국 뉴저지에 있는 St. Peter and James School 학생들이 수업 중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클래스온]

경기 불황 및 신종플루 확산 등으로 내리막길을 치닫던 미국 유학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제가 본격화되면서부터다. 입학사정관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던 입시제도로 시험 성적보다는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 등 다양한 특성을 반영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주요 대학이 시행하고 있으며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특목고나 국제중에서도 입학사정관제 도입이 조심스럽게 예측되면서 초·중등 대상 학부모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나라 대학도 미국 등 선진국처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생각을 하는 아이들을 선발할 거라고 들었어요. 그렇기때문에 획일화된 국내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교육을 시키고 싶은 것도 부모의 마음이죠” 역삼동에 사는 주부 홍슬기(39)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의 유학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단지 국제중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서다.

방과후 수업 병행하는 관리형 유학
여전히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영어실력과 상관없이 미국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선진교육 시스템과 영어의 종주국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이런 추세에 맞춰 요즘 미국에서는 방과후 수업을 병행하는 관리형 유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 영어를 배우고 미국으로 연계하는 유학과 달리 처음부터 미국 문화를 체험하면서 하나하나 가르친다는 취지다. 영어가 서투른 학생들이 유학 첫날부터 학교수업에 참여,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소외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영어 기초가 약한 학생들이 얼마나 빨리 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느냐는 성공 유학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미국 창의 수업·토론식 수업 큰 관심
초등 5학년인 딸아이를 미국으로 유학 보낸 김선영(38·대치동)씨는 “부모들이 미국 유학을 선호하는 이유는 아마도 수준 높은 문화와 교육환경에 대한 부러움 때문일 것”이라며 “아이의 숨겨진 능력과 특기를 찾아내지 않고 단지 시험성적에 따라 학교가 결정되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의 소질과 특징을 살려 창의성을 키우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미국 교육을 선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미국 뉴저지 유학원의 이진미 원장은 “우리나라 유학생은 수학과 과학에서는 월등한 실력을 보여준다”며 “언어와 문화만 잘 습득하면 명문 보딩 스쿨과 아이비리그에 충분히 진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뉴저지 수학경시대회의 상위 10%를 한국 학생이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다. 청심국제중 2학년 신채림양은 뉴저지에서 유학, 뉴저지 수학경시대회 입상실적을 가지고 국제중 입성에 성공한 케이스. 신양은“국제중 합격은 나의 실력을 계발해주는 미국의 수업방식과 여러 인종이 섞여있는 다문화가 만들어낸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국 학생들은 매년AMC(미국수학경시대회)나 존스 홉킨스 영재교육 센터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입학사정관제 실시에 따라 미국학교를 접해 본 학생들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미리 준비한 학생만이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클래스온 송은혜 상담실장은 “유학 상담 문의 중 미국 유학과 특목고 입시관계, 입학사정관제 입학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수학·과학 교육과 미국의 창의수업과 토론식 수업을 많이 접하고 오면 분명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라일찬 기자 ideaed@joongang.co.kr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