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사 유묵 새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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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안중근 (安重根) 의사가 순국 1개월 전인 1910년 2월 여순 (旅順) 형무소에서 남긴 친필 유묵 (遺墨) 1점이 최근 공개됐다.

安의사를 신문하기 위해 일본에서 파견됐던 특사가 오히려 安의사의 의연한 자세에 감복해 安의사로부터 받은 친필 중 하나인 '천여불수반수기앙이 (天與不受反受其殃耳)' 가 그것. 크기는 가로 31.7㎝, 세로 1백35㎝.

이 글은 '만일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그 벌을 받게 되도다' 라는 뜻으로, 安의사가 한일합방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 (伊藤博文) 를 암살한 명분을 설명한 것이기도 하면서 순리를 역행하고 주권국가를 지배하려는 일본을 크게 꾸짖는 내용이기도 하다.

소장자인 김동원 (金銅元.86) 씨는 "일본의 특사로 安의사를 신문했던 나카무라 (中村) 라는 사람이 한국에서 이리 (현 익산) 역 기관고 (機關庫) 의 책임자를 지내다가 일본패망 직후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安의사의 글은 한국인이 가져야 마땅하다면서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나에게 건네줬다" 고 설명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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