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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들이 보는 증시 악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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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자산운용사의 운용본부장(CIO)과 팀장급 펀드매니저들은 최근 증시의 3대 악재로 불리는 국제유가, 중국경기, 미국의 금리 인상 가운데 유가를 가장 많이 주목했다.

랜드마크투신의 김일구 운용본부장은 "한국은 일본.대만과 함께 유가에 취약한 경제구조 여서 유가가 오르면 그만큼 기업의 비용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35달러 이하에서 움직이면 국내 증시는 유가에 둔감한 모습을 보일 것이며, 유가가 3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도 도마에 올랐다. 열 명 중 세 명꼴로 정부 정책에 불안감을 표시했다.

KTB자산운용의 장인환 대표이사는 "세계 경제가 나쁘지 않은데도 경제 주체들이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분배를 중시하는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금은 파이를 키우는 (성장)정책을 펴야 하는 데 오히려 부자를 압박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예측 가능하지도 않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투신운용 정윤식 주식투자전략팀장도 "현재 시장은 경제지표로는 설명이 안된다"며 "증시에 모멘텀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정책으로 풀어야 하는데 정부가 성장 쪽으로 색깔을 선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긴축과 미국의 금리 인상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취급됐다. 응답자의 대다수(86.3%)가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외국인들이 침체 증시의 구원투수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 등 신흥시장 증시의 매력이 떨어지는 데다 한국의 내수가 회복될 기미도 안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주가가 바닥이 아니라는 진단(27명, 52.9%)을 내린 응답자들이 보는 올해의 종합주가지수 저점은 평균 657.22였다.

무응답을 제외한 50명의 설문대상자들이 예상한 6개월 뒤의 주가 전망치 평균은 797.10, 1년 뒤의 주가는 887.30이었다. 이는 응답자가 예상한 최저지수와 최고지수의 중간값을 평균해서 얻은 수치다. 지금 당장은 시장이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괜찮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1년 뒤에 지수가 1000에 도달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19명이나 됐다.

1년뒤 주가에 대해선 응답자들간의 편차도 컸다. 가장 낮은 지수대로 600을 전망한 사람이 있는 반면, 최고 지수대로 1500을 써낸 응답자도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사장은 "과거 경험으로 보면 700대 초반이면 분명히 매수 시점"이라며 "1년 뒤엔 지수가 850~900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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