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명소로 대박” 마이클 잭슨 묘지 유치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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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마이클 잭슨의 묘지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팝의 황제’ 잭슨의 묘지를 유치할 경우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홍보 효과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가 묻힌 테네시주 멤피스의 자택 ‘그레이스랜드’의 경우 매년 세계 곳곳에서 60만 명 이상이 몰려들고 있다. 기념품 판매 등으로 인한 수익만 수천만 달러에 달한다.

잭슨의 묘지 후보지로는 잭슨이 살았던 저택 네버랜드, 고향인 인디애나주 게리, 할리우드 스타들이 많이 묻힌 로스앤젤레스(LA) 포리스트 론 공원묘지 등이 거론된다.

네버랜드는 1987년 잭슨이 직접 구입해 놀이공원·동물원 등을 꾸몄고 2005년까지 살았던 인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로 꼽힌다. 하지만 잭슨 가족은 이미 “네버랜드에선 어떤 장례식도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관할 샌타바버라 카운티도 “화장하지 않은 시신을 거주지에 매장하는 것은 불법”이란 입장이다.

인디애나주 게리는 시장이 직접 나서 가족들에게 “마이클이 고향 땅에 묻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겐 지리적으로 낯선 곳이고, 오랫동안 낙후된 지역이란 이미지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장 유력한 곳은 포리스트 론 공원묘지다.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클라크 게이블 등이 안장돼 있고, 관광사업에 민감한 LA시의 전폭적인 후원까지 받고 있다.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장례식=잭슨 가족은 2일 “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장례식을 거행하겠다”고 밝혔다. 스테이플스센터는 미국 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와 클리퍼스의 홈구장으로, 잭슨이 사망하기 전날까지 영국 공연 리허설을 했던 곳이다. 잭슨 가족은 “장례식 입장권 1만1000장을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LA시는 잭슨의 장례식에 약 75만 명의 추모객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관 2500명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미 ABC 방송이 2일 보도했다.

잭슨의 사망 전 마지막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이날 공개됐다. AFP통신이 입수한 이 동영상은 잭슨이 사망하기 이틀 전(지난달 23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리허설하는 모습이 촬영된 것이다. 화면 속 잭슨은 야위긴 했으나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빌리 진(Billie Jean)’ 등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며 격렬한 안무를 거뜬히 소화해 냈다.

◆사망 전 살던 저택, 기념관으로=잭슨의 옷을 디자인했던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오디지에는 3일 잭슨이 죽기 직전 살았던 집을 구입해 기념관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잭슨은 사망 전 공연 리허설을 위해 월세 10만 달러를 내고 LA 인근 홈비힐스에 있는 저택을 빌려 살았다. 오디지에의 동료이자 패션회사 사장인 허버트 게즈가 이 집의 소유자다.

LA지사=봉화식 기자, 서울=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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