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돈써야 휴가 기분나나?…알뜰휴가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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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눅눅한 장마 뒤끝에는 땡볕과 함께 본격 휴가철이 시작된다.

그러나 얄팍해진 주머니 사정으로 예년같은 휴가를 기대하기란 힘든 노릇.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즐거움을 누릴 수있는 휴가 아이디어는 없을까. 주부통신원들의 '국제통화기금 (IMF) 식 휴가보내기' 아이디어와 여행작가 유연태 (柳然太) 씨의 관련 도움말을 소개한다.

▶아이와의 '공동작업' 으로 더위를 잊는다 = "시원한 호수나 만년설 그림이 있는 1천쪽, 1천5백쪽 대형 퍼즐을 구입해요. 온 가족이 둘러앉아 퍼즐을 맞추다보면 며칠이 금방 지나 갑니다.

의외로 효과가 좋아요. " 주부통신원 심미숙 (40) 씨는 이때문에 휴가철이 되면 아이들이 으례 '또 퍼즐 할 때가 되었네' 라며 즐거워한다고 한다.

주부 박경옥 (41.서울 송파구 오륜동) 씨는 지난 여름 흑백사진으로부터 시작하는 앨범사진을 모아 아이와 함께 연대별 비디오 가족앨범을 만들었다.

주부 김현숙 (46.서울 강동구 천호동) 씨는 비행기 모형만들기가 취미인 아들과 휴가기간 내내 비행기 모형을 제작했다.

자녀의 취미에 맞는 작업을 골라 함께 땀흘리다보면 그것이 바로 이열치열 (以熱治熱) .

▶올빼미 족이 된다 = 낮에는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해있다가 밤에 서울시내 혹은 근교의 놀이공원을 찾는다.

서울랜드.에버랜드.매직아일랜드 등은 여름 동안 각종 야간 특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에버랜드의 경우 17일부터 반딧불이를 직접 보고 즐기는 '반딧불이 추억만들기' 축제가 열린다. 또 야간에는 입장료도 20%~30% 할인돼 비교적 값싸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북한산 야간 등산도 묘미. 오후 6시이후엔 입장료도 무료이다. 오후6시부터 밤10시경까지만 산을 타도 등산의 맛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친척.친지 집으로 휴가지를 잡는다 = 숙박비를 절약하고 친지들과의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 아이들이 바라는 건 큰 것이 아니다.

냇가의 작은 고기, 신기한 풀만으로도 아이들은 감동한다.

▶가까운 야영장에서 별자리 캠프를 = "집에 있는 천체 망원경을 가지고 과천 청소년 수련장에 갈 계획이에요. 아이들에게는 여름 별자리를 보는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고, 텐트와 음식을 준비해가면 비용은 거의 들지 않지요. " 주부통신원 조전순 (34) 씨는 올 여름 휴가의 테마를 '별자리 공부' 로 잡았다.

기존 잘 알려진 별자리캠프는 예약이 어렵거나 가격이 만만하지 않다. 불빛이 없는 웬만한 야영장에서는 별자리 관측이 가능하다.

값싼 야영장을 찾아 부모가 천문교사 노릇을 하는 방안을 연구해 볼만. ^서울근교의 야외 수영장을 적극 이용한다 = 파주.양주.고양 등 서울근교에는 대형 야외풀장이 10여개 있다.

한강고수부지.서울랜드 야외풀장이 개장했고 서울시내 유명 호텔도 1만원 (성인1인) 안쪽에서 풀장 입장이 가능하다. 풀장에서의 하루종일은 해변가 못지않다.

▶떠난다면 = "월악산으로 콘도를 빌려 일찌기 휴가를 다녀왔어요. 그런데 야영장을 보니 텐트를 가져왔어도 충분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주부통신원 임수경 (30) 씨의 후회담. 휴가비 지출의 가장 큰 항목은 숙박비. 따라서 야영.자연농원.민박 등 값이 저렴한 방법을 적극 이용해볼만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여행지에 대한 철저한 정보. 고생과 지출을 동시에 줄이는 첩경이다. PC통신상의 한국관광공사 (go kotour) 데이타베이스에는 산.계곡.강 등 주제별로 여행지 소개가 자세히 돼있고 숙박시설.음식점 안내까지 있다.가고자하는 곳이 있다면 해당지역 군청 문화관광과에 문의해봐도 된다.

지도에도 안나온 곳을 소개받을 수 있다. 지도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 여행작가 유연태씨는 "10만분의 1지도만 있어도 도로.관광지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떠나 낭패를 보곤 한다" 고 말한다.

유연태글방 (02 - 732 - 5590)에서도 여행정보를 제공한다.

또 하나, 7월말~8월초의 '피크타임' 을 피하는 것도 여행경비를 줄이는 요령.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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