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내막절제수술로 혈관 넓혀줘야 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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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작년 3월, 일순간 발음이 어눌해지면서 말이 안나오는 상황에 처했던 Y씨 (65.남) .비록 수분간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지병으로 고혈압이 있었던 터라 그는 곧 뇌 혈관 이상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뇌 혈액공급의 80%를 담당하는 목동맥의 75%가량이 막힌 것으로 드러났다.

일순간 말이 어눌해진 것은 이 좁아진 혈관을 통해 지나가던 혈액공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나타났던 것. 이는 일과성허혈발작 (一過性虛血發作) 증상으로 머지않아 뇌졸중이 올 것을 알려주는 적신호.

담당의사는 "현재 좁아진 목동맥 혈관을 넓혀주는 수술인 내경동맥내막절제술 (內頸動脈內膜切除術) 로 뇌혈류 공급을 원활히 해줘야 다음에 뇌졸중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며 수술을 권했지만 Y씨는 큰 수술을 받는다는게 내키지 않는데다 일상생활에는 별 지장이 없어 그럭저럭 지냈다.

하지만 16개월후인 지난주초 Y씨는 걷지 못하면서 의식이 혼미해져 병원에 실려왔다. 검사결과 목동맥 협착이 95%정도로 진행된데다 뇌빈혈로 뇌조직도 손상됐다.

내경동맥내막절제술로 목혈관 혈액순환은 곧 좋아졌으나 아직 손상받은 뇌조직은 회복이 덜된 상태다.

일과성허혈발작은 어느 순간 갑자기 말이 느리거나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병.

이런 증상은 보통 5~15분정도 지속되며 길어도 만하루를 넘기진 않는다.

하지만 방치하면 몇번 유사한 증상이 반복되다가 뇌졸중이 오기도 하며 Y씨처럼 바로 다음번에 뇌졸중 환자가 돼서 병원에 실려오기도 한다.

따라서 처음 이상이 왔을 때 검사를 받는 것이 첫째. 약물을 복용해 혈관벽에 쌓여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 (血栓) 등을 녹여내거나 내경동맥내막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다.

서울중앙병원 심혈관질환센터 김건언 (金建彦.일반외과) 소장은 "혈관수술 기술이 축적된 미국과 유럽에서는 목동맥이 60~70%이상 막힌 환자는 약물치료보다는 수술이 최선책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고 밝힌다.

단 힘든 수술이기 때문에 반드시 '혈관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가' 가 시술해야 한다.

황세희 기자.의사

◇뇌졸중을 예고하는 일과성허혈발작증상

일순간 (통상 5분~15분이며 길어야 24시간이내)

- 말이 어눌해지거나 잘 안됨

- 팔다리가 마비됨

- 감각이 이상해짐

- 걷기 힘들어짐

- 입 한쪽으로 침흘리기

- 두통 - 구역이나 구토

- 시력이 순간 감퇴되거나 안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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