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월드컵 무얼 남겼나]2.뜨는별 지는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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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프랑스의 밤하늘엔 수없이 많은 별들이 뜨고 졌다.

스타들은 명성에 걸맞은 플레이로 축구팬들을 열광케 만들었고 숨어있던 신예들이 화려하게 떠오르기도 했다.

아쉬움 속에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선수들도 있다.

2002년 한국에서 만날 수 있을 스타들은 누굴까.

▶ 이름값은 해낸다.

진정한 스타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26) 은 준결승전까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결승에서 선제골과 두번째 골을 성공시켜 프랑스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탁월한 드리블과 공간패스, 넓은 시야를 갖춰 '세계 최고의 게임메이커' 란 평가를 확인시켰다.

크로아티아의 영웅 다보르 슈케르 (30) 는 6골을 성공시키며 첫 출전한 조국을 3위에 진입시켰고 자신은 득점왕 자리를 챙겼다.

7경기에서 아르헨티나전을 제외하곤 골고루 한골씩 성공시켰다.

가장 주목받은 스타는 '최강의 축구병기' 호나우도 (21) .상대수비들의 밀착마크로 득점은 4골에 그쳤지만 환상적인 드리블과 슈팅은 '과연 호나우도' 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의 조직력에 발목이 걸려 황제등극에 실패, 2002년을 가장 기다릴 선수다. 호나우도.데니우손에 이어 월드컵 출전 선수 중 세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 히바우두 (26) 는 미드필더로 팀플레이에 치중하지만 덴마크와의 8강전에서 호나우도가 상대수비에 봉쇄되자 직접 골을 성공시키는 등 '이유 있는 몸값' 을 증명했다.

아르헨티나의 '득점기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29) 와 네덜란드의 데니스 베르캄프 (29) 도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파라과이의 '수호신' 칠라베르트 (33)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원들을 이끌며 끝없는 선방으로 감탄사를 자아냈다.

죽음의 D조에서 살아남았으나 프랑스 로랑 블랑에게 골든골을 허용, 눈물을 뿌리기까지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2002년은 우리가 맡는다.

잉글랜드의 18세 신예 마이클 오언. 아르헨티나와 16강전에서 3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30m 이상을 드리블해 골을 성공시킨 축구 신동. 잉글랜드 아스날 구단은 이 샛별을 따기 위해 5천만달러를 제의하기도 했다.

오언이 깜짝 스타라면 이탈리아의 크리스티안 비에리 (24) 는 예고된 스타. 지난 시즌 스페인리그 득점왕이기도 한 비에리는 5골을 기록해 바티스투타와 함께 득점랭킹 2위에 올랐다.

아르헨티나의 아리엘 오르테가 (24) 도 '마라도나의 후계자' 란 말이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줘 2002년을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 최다인 3골을 터뜨린 청소년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 (21) 도 이번 월드컵을 통해 스타 반열에 진입한 경우다.

▶ 노병은 사라질 뿐이다.

퇴락한 '전차 군단' 독일의 선봉장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로타어 마테우스, 덴마크의 축구영웅 미카엘.브리안 라우드루프 형제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거나 프로 생활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불가리아의 스토이치코프, 루마니아의 게오르게 하지,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발데라마, 브라질 주장 둥가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도 더 이상 월드컵에서 모습을 볼 수 없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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