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T 예방백신 의사들까지 불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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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어린이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9일 서울시내 보건소 의사 李모씨는 PDT (백일해.디프테리아.파상풍 혼합 백신) 의 안전성을 꼼꼼히 묻는 주부를 설득하는데 진땀을 흘려야 했다.

李씨는 "아직 PDT 백신의 부작용으로 인해 영아가 사망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으며 백신을 맞는 것이 안 맞는 것보다 유익하다" 고 설명했으나 아이 어머니는 "그래도 왠지 불안해서 못 맞겠다" 며 발길을 돌렸다.

서울 중구보건소의 경우 PDT 백신 접종 사고가 잇따랐던 6월 백신 접종 어린이 숫자가 전달보다 3분의1이나 줄었다.

경기도 일산에서 소아과의원을 운영 중인 의사 이준영 (李浚榮) 씨는 "지난 5월엔 하루 5명 정도가 PDT백신을 맞았으나 최근엔 거의 없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PC통신 하이텔에도 "당분간 PDT접종을 하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겠다" 는 소아과학회 소속 의사들의 글이 요즘 하루 5, 6건씩 잇따라 오르고 있다.

또 대한소아과학회 진주.김해.창원.마산분회는 지난 12일 소속 소아과의원 80여 곳에 PDT백신 접종을 중단토록 했다.

이처럼 PDT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영.유아의 부모는 물론 소아과 의사들에게까지 급속히 퍼진 것은 지난 5월말 경남 창원보건소, 6월말 서울 S병원, 이달 초 서울 강남구보건소에서 사망.의식불명 등 부작용 사고가 2개월도 안되는 사이에 세차례나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심의위원회는 14일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질병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이들의 접종 스케줄에 맞춰 정상적인 예방접종을 당부했다.

또 심의위원회는 창원보건소 사고를 제외한 나머지 2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백신 접종과 사망이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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