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지갑 열게 하는 상품 잇따라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티타늄. 금속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첨단 재료다. 우주선에 주로 쓰이는 티타늄이 신용카드 재료로 사용된다. 연회비가 200만원인 현대 ‘블랙카드’의 새 버전이다. 제작비는 일반 카드의 300배인 10만원 수준이다.

불황이라지만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경기에 관계없이 돈을 쓸 여력이 있는 우량 고객층의 지갑을 더 열기 위해서다. 일부는 고가 서비스를 하다 보니 별로 남는 게 없는 상품도 있다. 하지만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서비스로 고소득층에 좋은 인상을 심으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카드가 1일 내놓은 티타늄 블랙카드는 하루에 10장만 나온다. 금속공예가들의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1200장의 샘플 중에서 골랐고, 무게는 일반 카드의 세 배(42g)다. 단순한 신용카드라기보다 성공과 권위를 입증하는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현대카드 회원은 820만 명인데 블랙카드 회원은 1800명이다.

신한카드는 미국 쇼핑객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미국 내 43곳의 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신한카드와 신분증을 제시하면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최대 25% 할인된다. 아직 초우량고객(VVIP)용 카드가 없는 삼성카드는 조만간 소수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계약 유치가 어려운 보험업계에서도 VIP용 보험이 나왔다. 삼성생명은 은퇴 전에 숨지면 현재 소득 수준을 유지시켜 주는 ‘플래티넘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예컨대 40세 남성이 보장금액을 10억원으로 하고 이 보험에 들면 월 보험료가 234만원에 이른다. 보험료를 많이 내는 만큼 보장도 세다. 65세 전에 숨지면 월 1000만원 수준의 보험금(최소 60개월 지급)을 받을 수 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