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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만 태풍?…'눈'없는 돌연변이 회오리 구름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겉보기엔 태풍 같은데 '눈' 이 없는 장님이네. " 전국이 장마권에 접어들면서 곳곳에 1백~3백㎜가 넘는 호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 동쪽 북위 20도 해상에 직경 1백50㎞나 되는 대형 회오리 구름이 이동하는 모습이 1일부터 기상위성에 포착됐다.

구름대가 큰 원을 그리며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을 계속하는데다 중심을 향해 기류가 빨려들어 가면서 크게 소용돌이를 치는 모양이 영락없는 태풍이다.

기상 관계자들은 장마기간에 접어든 한반도에 태풍까지 덮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호우피해가 우려돼 아연 긴장했다.

그러나 기상 전문가들이 위성사진을 면밀히 판독한 결과 보통의 태풍과 다른 특이한 현상이 발견됐다.

위성도에 잡히는 보통 태풍은 중심에 바람이 약하고 구름이 적은 구역인 '태풍의 눈' 이 검은 점으로 나타나는 반면 이번의 회오리 구름의 중심부는 오히려 흰색 구름이 뭉쳐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이를 '무정란 (無精卵) 태풍' 으로 명명했다.

주변에 비해 중심부 기압이 크게 낮지 않아 눈도 생기지 않았으며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하여서 모습은 태풍이지만 태풍 기준에 들지 못하는 '사이비 태풍' 이라는 결론. 기상청은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지난달 25일 필리핀 동쪽 마리아나제도 부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편동풍이 부는 북위 0~20도 지역과 서풍이 부는 북위 20~40도 지역사이의 '바람 차이' 로 이같은 회오리 현상이 일어났다" 고 밝혔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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