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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의 실태와 경제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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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햇빛을 이용한 '태양광 발전 (發電)' 이 경제성있는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발전시스템이 국내에 본격 도입된 것은 10여년전. 그간의 시험 운영 성적은 태양광 발전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손색없음을 보여준다.

태양광 발전을 조망해 본다.

"저쪽서는 태양발전 한다고헌던디. 우리는 기름을 떼서 발전하지라. 그려도 전기세는 같응게. 우리같은 사람이야 뭐든 신경 쓰겄쏘. " 촌부인 김흥림씨 (57.전남여수시화정면상화도) 는 의외로 "태양발전을 안다" 고 말했다.

그는 코앞의 형제섬인 하화도에 88년 태양 발전소가 들어서며 햇빛으로 전기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물어야하는 전기료는 같아 발전방식이 어떻든 상관없다는 투였다.

"아 그렇게 좋을 수 없지. 텅텅텅, 시끄럽지도 않고잉. 사시사철 불나간적 한번 없는디. 처음이는 태양발전 반대서명혔지. 뭐땀시 씰디없이 그런거 허냐고. 근디 지금은 참 좋고만. " 김중재씨 (58.전남여수시화정면하화도) 는 "태양발전을 헌뒤로 맘놓고 냉장고랑 쓰고 있다" 며 "인자는 박사님들을 믿는다" 고 말했다.

'박사님들' 이란 이 곳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한 한국에너지연구소의 연구진들. 마을이장 김씨는 햇빛이 전기로 변하는 원리를 이해못하면서도 "태양발전이 무조건 좋다" 는 예찬론자가 됐다.

태양에너지는 오래전부터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등 '골치아픈'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노상 거론돼왔다.

특히 태양광 발전은 무공해에다 '원료' 도 무한정이어서 70년대초 등장이래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에 대한 보통사람들의 이해는 상.하화도의 두 김씨와 비슷한 수준. 이는 무엇보다 태양광 발전이 '화끈하게' 석유나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에너지기술연구소 이만근박사는 "발전단가로만 따진다면 태양광 발전이 기존의 원자력이나 화력을 가까운 시일내에 따라잡을 수 없다" 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포기는 이르다.

지난 10년동안의 태양광 발전 가동결과는 섬이나 산간오지에서는 이 발전시스템이 가장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하화도의 태양광 발전은 석유를 이용한 상화도의 디젤발전에 비해 운영비가 35%에 불과했다.

태양광 발전이 초기투자비가 많다고 해도 5~6년만 가동하면 디젤발전보다 싸지는 셈이다.

상.하화도 주민이 같은 전기료를 내는 것은 섬 주민을 배려한 정부의 공공요금정책 때문. 차액은 고스란히 국고지원이다.

이렇게 전국도서에 지출되는 돈이 연간 3백억원이 넘는다.

태양광 발전이라면 이를 매년 2백억원 안팎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

한국전력도 이같은 '성적표' 를 감안, 향후 도서지역이나 송전선이 들어가기 어려운 벽지는 태양광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에너지연구소의 이박사는 "한반도 남부의 경우 하루평균 일사량이 1㎡에 5Kwh로 태양광 발전의 기본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는 두세람이 서 있을만한 장소에 태양전지를 설치할 경우 형광등 한개 정도는 켤만한 에너지를 하늘에서 뽑아낼 수 있다는 뜻. 한반도의 경우 북한지역등 고위도 지방은 일사량이 부족해 태양광 발전이 어렵지만 중.남부 지방은 대부분 비교적 양호한 태양광 발전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또 교통표지판등 이동 (移動) 전원이 필요한 곳에서도 효과적이서 미국등지에서는 이미 고속도로에서 교통단속.안내에 활용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의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또다른 요소는 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태양전지의 효율. 반도체기술의 발달으로 90년대초부터 효율이 미국.호주등의 70%수준에 이르는 국산태양전지를 자체 제작, 보급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또 이산화탄소 ()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것도 장점. 지난해 일본 교토에서 열린 세계기후회의는 오는 2005년부터 배출량에 따라 탄소세를 물려야한다고 주장, 한국.중국등 화석연료 다량 사용국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미래의 이런 손실까지 감안한다면 태양광 발전은 새 대체에너지 후보 1순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상.하화도 (여수)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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