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펑크상품 전문매장 '펑크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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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클럽 '드럭' 에는 '약' 이 없다. 염색약만 있을 뿐이다.

원하는 고객에게는 모델 최희경씨가 직접 펑크스타일로 염색을 해주기 위한 것. 20일 문을 연 국내 최초의 펑크상품 전문매장 '펑크숍' 얘기다.

여기는 반항정신이 가득한 젊은이를 겨냥한 곳이다.

한국 펑크문화의 '성지 (聖地)' 로 불리는 '드럭' 이 자신이 입주해있는 건물의 1층에 만들었다.

25평 남짓한 이곳에서는 노브레인.크라잉 너트.위퍼 같은 밴드를 캐릭터화한 셔츠를 비롯해 금속과 가죽을 오묘하게 결합해 제작한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음반도 빼놓을 수 없는 품목. 그동안 발매된 한국의 독립음반을 모두 갖춰놓아 '인디음악 전문공간' 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 외국의 펑크밴드등 시중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의 희귀음반도 판매한다.

아직 다양한 구색은 갖추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언더그라운드 밴드마다 디자이너 1명씩을 붙여 캐릭터를 만들고 각종 상품에 활용할 생각이다.

액세서리도 전문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예술성 있는 제품을 개발할 계획. 또 곧 외국 펑크밴드의 티셔츠나 액세서리도 갖춰놓게 된다.

드럭을 운영하는 이석문 사장의 이야기. "펑크문화를 확산시키고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차원에서 만들게 됐다. 어차피 지하에 있는 우리 클럽이 하도 시끄러우니 1층은 영업이 잘 안됐다. 그래서 우리가 아예 인수하게 된 거다." 최근들어 언더밴드들이 TV등으로 서서히 진출하더니 언더그라운드 문화 전반도 이젠 지하공간에서 밝은 지상으로 올라오는 형국이다.

지하를 버리고 탈출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지상에서의 펑크식 반항이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

현재 이곳에서는 홍대앞 문화를 소개하는 잡지 '팬진공' 에서 활동하는 신화련씨의 '드럭밴드 사진전' 도 열리고 있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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