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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수속절차 간소화로 공항 경쟁력 높이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IMF여파로 김포국제공항 출입객이 지난해에 비해 23%나 줄었다.

때문에 외국항공사들은 취항을 중단하거나 항공기 운항을 줄이고 있다.

대신 이들은 일본.홍콩 등 주변국가들에 운항노선과 운항편수를 늘리고 있다.

일단 주변국들로 항공기 운항노선을 선회한 항공사들을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항공수요를 촉진하는 정책과 함께 공항서비스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중국관광객에 대한 제주도 무비자입국 허용과 같은 조치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와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항공수요 창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공항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공항에서 최상의 서비스는 여객이 쾌적한 환경에서 신속하고 편리하게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다 빠르고 편리한 수속절차를 확립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항은 보안 또는 안전을 위해 비교적 엄격한 수속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객의 입장에서 보안검색.세관검사.출입국심사 등 거쳐야 하는 절차는 까다롭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출국장 입구에서 항공권.공항이용권.출국세 영수증 등을 확인하고 출국장 안에서는 금속탐지기를 통과한 뒤 다시 휴대용 금속탐지기로 이중의 보안검색을 받아야 한다.

출입국심사때는 컴퓨터 조회를 통한 출입국 절차를 거쳐야 하고, 입국장에서는 오랜 시간 기다려 수하물을 찾은 뒤 다시 꼼꼼한 세관검사가 이어진다.

꼭 필요한 절차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더라도 이 과정에서 근무자들의 무뚝뚝하고 표정없는 얼굴은 공항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그리 보기 좋은 일은 아니다.

이용객에 따라서는 근무자들의 표정 없는 얼굴에서 위압감이나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러한 불쾌감은 외국인에게 종종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근무자의 웃는 얼굴, 부드러운 표정에서 느껴지는 친절함과 편안한 여유로움. 까다로운 검색과 절차는 차치하더라도 이 한가지 면에서만 보더라도 우리공항이 경쟁대상으로 삼고 있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외국공항과 비교해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편리하고 쾌적한 공항은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국제경쟁력도 높이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제 공항에 상주하는 모든 기관과 근무자들은 대 (對) 여객서비스에 대한 의식을 바꿔야 한다.

운영자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이용객의 입장에서 여객들이 불편이 없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

김건호<한국공항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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