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도 1L로 15㎞ … 연비 경쟁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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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오는 차의 연비가 크게 좋아지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데다 기름값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연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고효율 엔진 장착은 기본이고, 연료를 아끼며 운전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6~7월에만 연비가 1등급(15.0㎞/L)인 승용차 6종이 잇따라 출시된다.

◆고연비 신차 잇따라=기아차가 24일 출시한 쏘렌토R 2.0 디젤은 15.0㎞/L(자동변속기·2WD)로 연비가 1등급이다. 다음 달 출시를 앞둔 싼타페 더 스타일(2010년형) 2.0 모델도 같은 1등급이다. 두 차종 모두 현대·기아차가 새로 개발한 R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기아차는 엔진·변속기 등을 조절해 연비를 높여주는 ‘액티브 에코 시스템’을 적용한 쏘렌토R 2.0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가격은 2536만~3290만원. [연합뉴스]


현재 두 차종은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두 차종보다 한 등급 아래로 더 작고 가벼운 현대 투싼·기아 스포티지의 연비(13.1㎞/L)를 앞선다. 르노삼성이 7월 선보이는 뉴SM3도 이전 모델보다 좋은 15.0㎞/L(자동변속기)의 1등급 연비를 기록했다.

프랑스 푸조 수입사인 한불모터스는 다음 달 9일 신차 308 MCP(작은 사진)를 출시한다. 1.6L 엔진을 장착한 이 차량의 연비는 무려 19.5㎞/L다. 하이브리드카 1개 차종(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을 빼면 현재 판매 중인 자동변속기 차량 중에서 연비가 가장 좋다. 한불모터스 영업기획실 동근태 이사는 “연비·이산화탄소 배출량 모두 동급 차종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며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카인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카가 다음 달 잇따라 선보인다. 연소 효율이 나쁜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쓰면서도 17.8㎞/L의 공인 연비를 받았다. 가을에는 하이브리드카의 원조로 연비가 38㎞/L(일본 기준)에 이르는 도요타 프리우스가 들어온다.

◆경제운전 보조장치도 진화=자동차 업체는 연료 소비를 줄이는 부가장치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기아차는 쏘렌토R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액티브 에코 시스템’을 장착했다. 세계적으로도 일본 스바루 정도에만 적용된 최신 장치다.

이 장치는 버튼을 누르면 엔진·변속기는 물론, 에어컨의 세기까지 자동 조절해준다. 엔진을 돌리는 힘인 토크가 줄고, 최고 속도가 시속 140㎞를 넘지 않아 연료를 아껴준다. 다만 큰 힘이 필요한 언덕을 만나면 자동으로 정상 모드로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이 장치를 통해 최고 11%의 연비 향상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운전자가 신경 쓸 필요 없이 최적의 경제운전을 하도록 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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