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영화 '폐교괴담' 주연맡은 진도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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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한번 에로배우는 영원한 에로배우인가. 그렇지 않나 보다.

'젖소부인' 진도희 (28) 씨가 청소년용 영화에 출연한다.

그것도 경기도 양평 소재 용문고등학교 연극반원 30명이 찬조출연하고 사전에 부모동의를 받은 상당수 학생도 함께 얼굴을 내민다.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사실이다.

영화제목을 들이밀면 푸 웃음이 터질 판이다.

'폐교괴담' .한 시골학교에서 벌어지는 공포일기다.

학교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한탕을 하려는 부동산업자, 이에 대항해 싸우려는 학교 연극반원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이 맞부닥친다.

하지만 '여고괴담' 붐에 편승한 '제목 장사' 속셈이 아찔하다.

하긴 '산부인과' 가 나오니 '비뇨기과' , '빨간 마후라' '용의 눈물' 에는 '빨간 보자기' '용의 국물' 로 치고나오는 성인물 비디오제작사들 아니었던가.

혀가 내둘리는 차용술이다.

이상 야릇한 얘기란 뜻의 '괴담 (怪談)' .원조영화는 전조명 감독의 '괴담' (68년) 이다.

곧이어 신상옥 감독의 궁중 귀신이야기를 담은 '이조괴담' (70년) 이 선보였고 30년이 지난 오늘 진도희까지 뛰어들어 뒤늦게 난리법석인 셈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진도희일까. 제작사 한시네마타운측의 얘기. "진도희의 이미지는 생각보다 다르다. 청소년 팬클럽이 있을 정돈데 그들의 성원으로 폐교괴담을 시작하는 것이다. " 97년 봄, 그녀가 연극 '욕망의 섬' 에서 주연배우로 나섰다가 "못 벗겠다" 고 버티는 바람에 일어난 소동이 떠오른다.

그것마저도 계산된 해프닝이라면 할말이 없다.

폐교괴담에서 진도희는 무엇으로 우리의 말문을 막을까.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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