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괴물’코스서 2연패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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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리 파인스와 페블비치, 조지아주 오거스타 골프장 등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앞마당이다. 이들 코스에만 서면 펄펄 난다는 뜻이다.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주립공원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으로 손꼽히지만 우즈는 물러섬이 없다. 올해도 타이거의 신화는 계속될 것인가.

제109회 US오픈 골프대회가 18일 밤(한국시간) 베스페이지 주립공원 골프장 블랙 코스(파70)에서 개막됐다. 전장이 7445야드나 되는 난코스다. 2002년 US오픈 때보다 코스 길이가 212야드나 늘어났다.

우즈는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함께 1라운드 경기를 시작했다. 무릎 부상으로 인해 절룩거리던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 속에서도 18홀 연장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던 우즈는 힘겨운 재활훈련을 한 끝에 업그레이드된 상태로 돌아왔다. 만약 그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대회 2연패와 함께 2002년 우승 이후 같은 코스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래서 미국 언론은 ‘더블 디펜딩 챔피언’이란 말을 만들어 냈다.

우즈는 2002년 대회에선 참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언더파 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PGA투어닷컴은 패널 10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우즈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그러나 그가 이번 대회에서도 위용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최 측이 코스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가장 어려운 홀로는 7번 홀이 꼽힌다. 파4 홀인데도 거리가 525야드나 된다. 역대 US오픈 사상 가장 긴 파4 홀이다. 10번 홀(파4·508야드) 역시 만만찮다. 우즈는 연습 라운드에서 드라이브샷을 한 뒤 5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할 정도였다. 골프장 입구에 ‘고수들만 플레이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베스페이지는 누구나 순서대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퍼블릭 코스다.

맨해튼 동쪽의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이 골프장엔 블랙·레드 등 5개 코스가 있는데 이 가운데 블랙 코스가 가장 까다롭고 거리도 길다. 그린피는 뉴욕 거주자의 경우 50~60달러 수준. 페어웨이는 좁고, 러프도 길다. 결국 거리와 정확도를 겸비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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