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군, 특산물 활용 관광객 입맛 잡기 … 향토음식 개발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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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군은 9월까지 한 달에 3회씩 향토음식을 관광자원화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열린 교육현장. [평창군 제공]

16일 오후 평창군 용평면 장평복지회관. 평창지역 40~50대 주부 30여명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이 만든 요리는 산마늘을 곁들인 쇠고기 햄치즈 롤과 메밀 오색전병. 햄치즈 롤은 쇠고기에 산마늘 장아찌를 깔고, 햄과 빵, 건포도를 다져 우유에 적혀 올린 후 돌돌 말아서 프라이팬에 구운 것으로 잣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 오색전병은 김치와 명아주를 볶아서 두부와 섞은 후 시금치, 당근 취즙 등으로 물들인 다양한 색의 메밀피로 말았다.

평창군이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향토음식을 개발하고 있다. 평창만의 특색 있는 향토음식을 개발,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것이다. 평창군농업기술센터는 이를 위해 영월 세경대 사회교육원과 위탁교육협약을 맺고 5월6일부터 요리교육을 시작했다. 9월까지 모두 12회 진행되는 교육에는 평창음식연구회원과 음식협회 회원, 농촌체험마을 대표 부녀자 등이 참여해 솜씨를 익히고 있다 향토음식 개발과 요리 지도는 영월 세경대 호텔조리학과 교수들이 맡았다.

향토음식은 기본적으로 곤드레 산마늘 등 각종 산나물과 당귀 황기 등 산약재, 메밀 옥수수 등 평창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을 활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날 선보인 메밀 오색전병 이외에 지금까지 개발된 음식은 황기와 당귀의 기름을 이용한 산채 구절판, 곤드레 잡고기 어탕 등 10여 가지로 평창지역에 생산되는 것으로 만들었다.

개발된 음식은 벌써 현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용평면 백옥포리 황토구들마을에서 민박을 하는 유계옥(50)씨는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황토구들교육장 참가자에게 곤드레 잡고기 어탕과 당귀 등 각종 약재를 끓인 물로 삶은 닭백숙 등을 제공했더니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평창군 농업기술센터는 교육 기간 동안 40~50가지 정도의 향토음식을 개발할 계획이다. 세경대 김진 교수는 “평창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을 이용하되 방식을 조금 현대화하고, 주민보다는 관광객이 먹기 좋은 음식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활용하려는 의욕 때문인지 주부들의 배우려는 열기가 높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 황혜영씨는 “최근 먹을 거리와 어우러진 관광이 대세”라며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음식으로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향토음식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발된 향토음식은 음식상 위에 올라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음식업협회 등과 협조는 물론 적극적으로 홍보해 관광객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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