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해에 중국해적선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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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남서해에 '중구 (中寇)' 들이 날뛰고 있다. 이들 해적은 칼.도끼.총.전자봉 등 무기와 무선기까지 갖추고 떼지어 우리 소형어선들을 습격하고 있다.

이를 두려워한 우리 선원들은 출어를 꺼리고 있다.

경남 통영근해 통발수협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 해적들에게 피해를 본 통발어선은 46척으로 피해액은 7억2천여만원에 이른다. 피해건수는 지난 2월 1건이던 것이^3월 8건^4월 17건^5월 20건 등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6일 오후11시쯤 전남신안군흑산면 소흑산도 남서쪽 1백12㎞ 해상에서 장어 통발을 걷고 있던 경남 통영선적 69t급 97태양호 (선장 李정남)에 중국선적 1백18t급 루친위 (魯琴漁) 118호가 다가와 "배를 들이받겠다" 고 위협한 뒤 바다에 투망된 통발 3천여개를 빼앗아 달아났다. 루친위118호는 중국쪽으로 96㎞쯤 달아나다 출동한 목포해경과 해군 경비함정에 의해 나포돼 선원 11명과 함께 목포항으로 압송중이다.

지난 18일 오전4시쯤에도 소흑산도 남쪽 11.2㎞ 앞바다에서 장어를 잡던 통영선적 69t급 303성창호 (선주 성정근.50.통영시도천동)가 중국 해적선 2척에 어구 등을 모두 빼앗겼다. 전자봉.흉기 등으로 무장한 중국인들은 우리 선원들을 폭행하고 통발 (3천개).로프 (2백40㎞).어탐기.무전기 등 1천3백만원어치를 약탈해 갔다.

지난 4일에는 동중국해 근처 어업자원보호구역에서 43t급 제18덕천호가 중국 해적선들에 어구와 장어 등 2천만원어치를 빼앗겼다. 이같은 중국 선박들의 해적행위 때문에 통발어선들이 출어를 꺼려 장어.꽃게 어획량이 올해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수협 관계자는 전망한다.

통영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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