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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유치원 차별 마세요" 교사·학부모 교육청에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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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지난 16일 부산시민회관에서 부산지역 사립 유치원 교사와 학부모들이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내 사립유치원과 학부모들이 사립유치원에 대한 교육청 등의 푸대접에 반발하고 나섰다. 국.공립 유치원, 사립 중.고교와 똑같이 공교육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만 사립 유치원에 대한 교육청.자치단체의 지원이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것이다. 반면 사립 중.고교에 대한 지원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형평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 쥐꼬리 지원=사립유치원 교사와 학부모 등 2000여명은 지난 16일 오전 부산시민회관에서 지원을 촉구하는 모임을 가졌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유치원 시기의 교육이 중요한 만큼 가정 형편과 관계 없이 모든 어린이들이 유치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집 부근에 공립 유치원은 월 수업료가 2만8000원인데 비해 사립은 월 15만원 안팎 이다"며 "이런 차별은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립유치원연합회 김정애 회장은 "지난 1월 유아교육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사립유치원의 회비 인하나 무상 교육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그러나 아직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어 학부모의 회비 부담감은 여전히 높고 교사들도 박봉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부산시내 유치원은 공립 60곳(유아 3294명), 사립 327곳(3만6042명)이다.

사립 유치원의 70% 가량은 원생 100명 안팎에 불과한 영세한 유치원들이다.

부산시교육청이 올해 교육환경 개선비 등으로 지원한 금액은 공립 유치원 7억4000만원, 사립 35억7000만원이다.

또 공립 유치원은 인건비 전액을 지원 받지만 사립은 인건비 지원이 없다. 사립 유치원에 지원한 금액이 사립 중.고교의 1% 수준이다.

문원자 장학관은 "예산이 허용한다면 사립 유치원에도 교사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립 중.고 지원은 증가=부산시교육청은 올해 부산시내 116개 사립 중.고교에 2739억원을 지원한다. 이는 사립학교 총 예산의 74%에 이르는 금액이다. 사립학교에 대한 지원금은 ▶2001년 1714억원 ▶2002년 2098억원 ▶2003년 2437억원 등으로 매년 수백억원씩 늘어가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립 학교들은 교사 인건비와 운영비를 교육청 예산과 학생 수업료로 대부분 충당한다"며 "재단에서 지원하는 금액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원금이 계속 늘자 부산경실련 소속 김대진 공인회계사와 함께 지난 6월 12개 사립학교에 대해 현지실사를 했다.

지원된 돈이 제대로 사용되는 지 등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학이 그동안 공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온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예산의 70% 이상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 하고,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자구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용백 기자 <chungyb@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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