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 '에반겔리온' 방영 일본 대중문화 개방 신호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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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일본의 청소년용 TV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겔리온' (26부작) 이 올가을 MBC를 통해 방영된다.'에반겔리온' 은 95년 10월부터 96년 3월까지 일본TV에서 방영된 이래 지금까지 만화단행본 3백50만부, 일러스트집 3백만부, 비디오및 레이저디스크 2백76만장, 싱글CD 80만장 등 상품외형규모 3백억엔이라는 엄청난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진 화제작이다.

안노 히데야키 (庵野秀明)가 감독한 '에반겔리온' 의 배경은 지구에 세컨드임팩트라는 거대한 파국이 있은지 15년이 지난 제3 동경시. 사도라는 정체불명 괴물의 공격을 물리치기 위해 인류는 생체병기 에반겔리온을 사용한다. 조종사는 모두 14살의 소년소녀들로, 이들은 너브라는 특수기구에 소속돼 사도와 전투를 벌인다.

'에반겔리온' 의 특징은 등장인물과 갖가지 지엽적인 사건및 스토리가 다양한 암호와 치열한 심리묘사로 점철돼있다는 점이다. 세종대 영상교육원 한창완 교수는 최근 자신의 논문에서 " '에반겔리온' 은 ^오이디푸스등 신화 (神話) 의 차용 ^로보트 메커니즘의 스펙타클한 응용 ^미소년.미소녀 캐릭터의 도입 ^퍼즐같은 배경과 스토리 ^기존작품의 철저한 패러디등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의 역사적 구조와 코드를 총체적으로 함유하고 있다" 고 진단한다.

한편 '에반겔리온' 의 방영은 일본대중문화 개방과 관련해 몇가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우선 방영시기가 대통령의 올가을 일본방문과 맞물려있다. 이 때 개방이 확정되면 일본내 화제작이라는 홍보가 동반될 첫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성인용 일본 애니메이션의 수요창출로 이어지고 세번째로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연스런 개방으로 이어지리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7월 개봉된 미야자키 하야오 (宮崎駿) 감독의 '모노노케 히메' 는 일본에서만 5월 현재 무려 1천3백22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정형모.권혁주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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