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계복 재미기업가협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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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백개의 벤처기업이 생겨나도 이중 성공하는 것은 고작 5개 정도입니다. 실패하는 95개 기업의 희생이 도산이라는 파멸적 결과로만 남아서는 안되고 미래의 또다른 성공을 위한 씨앗이 되도록 해야 벤처정책이 올바로 가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미국내 창업을 돕기 위해 지난해 11월 정식발족된 재미기업가협회 (KASE) 의 이계복 (李啓福.40) 회장. '원오 (One - O)' 라는 인터넷서비스회사를 설립한 뒤 이를 재즈멀티미디어에 매각해 돈을 벌어 성공한 그는 한국인들의 유대를 위해 이 모임을 주도중이다.

그는 한국인들이 시도하는 벤처기업이 종종 실패하는 이유로 모든 것을 혼자 하려는 아집을 들었다.

아무리 기술이 우수해도 자금을 모을 수 있는 능력, 조직 운영, 판로개척등이 뒤따라주지 못하면 아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력이다. 세계 최고 기술은 얼마든지 돈주고 살 수 있다. 핵심 기획만 빼고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겠다는 생각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고 李회장은 강조한다.

벤처기업이 만들어내는 제품의 초기시장은 원래부터 크지 않다. 신개발된 제품은 미국에서만 팔린다. 그 단계를 지나면 캐나다.유럽등에서 수요가 발생하고 일본의 경우 해당제품이 전성기를 지나야 유행을 타기 시작하며 한국에서 팔릴 때는 이미 쇠퇴기로 접어든 단계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시장만 노리고 제품을 만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 미 본토에서 성공한 제품이라면 최소한 2년은 생존할 수 있으나 한국만 노리면 기껏해야 6개월이다.

李회장은 "벤처기업은 '나도 남처럼 (Me - Too)' 전략으로 가면 백전백패한다. 반드시 '오로지 나만 (Only - Me)' 이어야 한다" 며 성공비결을 제시했다.

그는 6살때 볼리비아로 가족을 따라 이민갔다. 초등학교 5.6학년때 잠시 한국에서 공부를 했고 중학교는 캐나다, 고등학교는 다시 볼리비아에서 나왔다.

미국 뉴욕시 인근의 랜슬레어공과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페어차일드라는 테스트장비회사에서 3년간 미국내 근무한 뒤 일본 (4년).독일 (1년).프랑스 (3년) 등 각국을 돌았다. 그후 애플저팬에서 3년을 더 보낸뒤 미국에 돌아와 현재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샌 호제이 =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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