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건 이렇습니다] 세계 관심 집중 신형 아이폰, 한국선 왜 못 사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매니어들이 고대하던 아이폰(iPhone) 신제품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도 한국 시장 출시 소식이 없는 건 왜일까. 출시 조건 등을 따져보면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8일(현지시간) 열린 애플의 ‘월드와이드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소프트웨어 담당 스콧 포스톨 부사장이 아이팟터치 운영체제(OS)의 업그레이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신형 아이폰 공개=애플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드와이드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3GS’를 공개했다. 종전 ‘아이폰3G’보다 통신 속도가 두 배로 빨라졌다. 이날 행사에는 건강 문제로 장기 휴가 중인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 를 대신해 필 쉴러 부사장이 나섰다. 그는 “아이폰 3GS에서 S는 스피드를 뜻한다. 신형 아이폰은 웹페이지를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의 3분의 1에 불과할 만큼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19일부터 미국·독일 등지에서 시판된다. 8월이면 전 세계 80여 개국에 출시할 예정이지만 한국은 빠졌다.

애플은 2007년 1월 맥월드 전시회에서 아이폰을 처음 공개했다. 키패드 없이 풀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는 방식의 스마트폰으로 그해 6월 판매에 들어갔다. 세계 첫 풀터치폰 기록은 그해 3월 출시한 LG전자의 프라다폰이 갖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은 애플 컴퓨터의 운영체제(OS) ‘맥OS X’를 기반으로 무선인터넷을 통해 메일·지도·메신저 기능 등을 지원하는 ‘손 안의 PC’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시대를 앞서가는 아이콘이 됐다. 아이폰은 올 3월까지 지구촌에서 2000만 대 이상 팔려 나갔다.

◆국내에선 그림의 떡=원조 아이폰은 유럽방식 2세대(2G) 이동통신(GSM) 규격이라 국내에선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3G 제품이 나오면서 국내 출시 기대가 커졌다. 한국형 데이터 이동통신 규격 ‘위피’를 반드시 탑재해야 한다는 규정이 걸림돌이었으나 올 4월 폐지됐다. 여기에 지난달 KTF를 합병한 KT가 이통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고 아이폰 도입에 박차를 가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 출시를 기대하는 매니어들이 늘어난 연유다. 네티즌들은 “아프리카 말리, 남미 가이아나에서도 나오는 아이폰을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쓸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이통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수익 모델은 한국 실정에 맞지 않아 금세 들어오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선 아이폰으로는 위피 기반이 대부분인 국내 이통사 서비스를 거의 쓸 수 없다. MP3와 벨소리·게임 등을 내려받을 수도 없다. 이모티콘이나 사진을 넣은 멀티미디어메시지(MMS)를 주고받기도 어렵다. 애플의 아이튠스를 통해 동영상과 음악을 내려받아야 하고 앱스토어에서 게임 등의 프로그램을 사서 써야 한다. 애플은 아예 아이튠스스토어를 국내에 열지도 않았다. 이용자들은 불편하고, 이통사는 수익원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비용이 만만찮은 것도 문제다. 미국에서 신형 아이폰 16기가바이트(GB) 제품 가격은 199달러(26만원)다. 하지만 2년 약정으로 매달 기본료 70달러(약 9만원) 안팎의 요금제를 감수해야 한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옴니아(SK텔레콤)와 멀티터치폰(LG텔레콤)이 각각 10만대 정도이고, 엑스페리아(소니)·블랙베리(림) 같은 외국산폰 판매량은 각각 1만 대 안팎”이라고 전했다.

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