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 수질논쟁]팔당호는 하천인가 호수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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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팔당호는 이름 그대로 호수인가, 아니면 정부 주장대로 하천일까. 팔당호 수질이 2급수 또는 3급수라는 수질논쟁은 결국 팔당호의 성격구분이 명확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3월의 팔당호 수질을 보면 하천이라면 2급수가 되지만 호수라면 3급수임이 분명하다.

이같은 차이는 하천과 호수에 대한 수질기준, 즉 수질검사 항목과 구체적인 기준값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호수는 COD, 하천은 BOD가 각각의 수질기준으로 적용된다.

또 물에 떠있는 찌꺼기 (부유 물질) 의 양도 호수는 3PPM만 넘으면 3급수로 분류되지만 하천은 25PPM까지 1급수로 규정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팔당호가 호수라고 공식 규정될 경우 수질은 3급수로 전락하면서 엄청난 문제들이 뒤따르게 된다.

현행 환경정책기본법에는 '3급수는 고도 정수처리가 필요하다' 고 분명히 못박고 있다. 따라서 이 물을 원수 (源水) 로 사용하는 수도권 지역의 모든 정수장은 고도 정수처리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다.

또 지금까지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비난과 함께 이 시설이 완공될 때까지 수도권 주민들의 엄청난 혼란도 예상된다. 환경부 수질정책과 이강곤 (李康坤) 사무관은 "팔당호는 물이 들어왔다 나가는 체류시간이 5.4일에 불과하고 평균 수심도 6.7m로 얕은 편이어서 '하천형 호수' 로 분류, 하천수질기준을 적용해 왔다" 고 말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호소질관리법상 호수는 '댐이나 제방 등을 쌓아 하천.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가둬 둔 곳' 으로 정의돼 있고 상식적으로도 팔당호는 호수임이 분명하다" 고 주장하고 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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