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미술관서 7월1일부터 '언더만화'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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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패션쇼가 목욕탕서 열리고 미술품이 거리에서 전시되는 등 예술계의 '장소파괴'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번엔 만화가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그것도 언더그라운드 만화.

7월1일~26일. 서울 금호미술관. 명칭은 '대한민국 언더그라운드 만화페스티벌' 이다. '히스테리' '딱지' '화끈' 등의 잡지를 통해 상업성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독창적인 색깔을 추구해온 언더그라운드 만화가들이 참가하는 행사다. 그래선지 '작가주의' 만화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주제는 '잔혹' .하필이면 '잔혹' 인지에 대하여…. 행사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인 신일섭씨의 이야기. "우리의 시스템이 얼마나 잔혹하냐.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검열이 대표적인 경우다. " 우리 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잔혹성' 을 보여주는 '반공포스터전' 과 '아동이 바라보는 잔혹전' 을 여는 것은 그런 맥락. 토.일요일에는 포럼과 선배작가와의 대화시간을 준비 중이다.

페스티벌에 신일섭.이관용.이우일.이경석.김대호 등 언더 작가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두호.이희재.오세영.박흥용과 같은 기성작가의 작품이 함께 선을 보이는 건 특이하다.

여기다가 미술계의 이동기.이준호.선민선 등도 같은 주제의 작품을 내건다. 다시 여기다가 독립애니메이션 및 캠코더영화 상영, 언더그라운드 록밴드들의 공연, 만화포럼 등. 특히 개막식은 박창식과 이용찬의 퍼포먼스로 진행될 예정. 한마디로 우리 비주류 문화권이 총출동하는 셈이다.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주류공간 진입, 즉 장소파괴 정돈가 했더니 뭔가.

관객들의 고정관념 파괴까지 노린다고 봐도 좋다.

"협찬 기업이 없어 준비가 쉽지 않다" 는 신씨는 "이번 대회를 통해 역량을 축적한 뒤 내년에는 국제적인 규모의 행사로 발전시키겠다" 고 포부를 밝힌다. 이 행사에 중앙일보는 특별후원에 나선다.

특별취재팀

차장 : 허의도

기자 : 김현정·문석·기선민〈huh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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