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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할인점 서울 입성 움직임 활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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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시내가 대형 할인점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준공업지역에도 대형 유통시설을 건립할 수 있도록 서울시 건축조례가 개정돼 영등포.광진구 등 공장지대 8백여만평에 신규 출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할인점은 준주거지와 상업용지에만 지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까르푸.홈플러스 등 후발 유통업체들은 서울 진출을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서울 진출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한국까르푸. 이 회사는 건축조례 개정이후 양평동 모제지 공장부지 등 10여건의 매물중 4곳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프로모데스 (프랑스).월마트 (미국) 측에도 최근 들어 서울시내 공장부지를 소개하겠다는 브로커들의 전화.방문이 줄을 잇고 있고, 홈플러스 (삼성물산) 도 부지 물색에 나섰다.

특히 프랑스 유통업체중 프로모데스와 까르푸는 서울시내 점포 선점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프로모데스는 상업요충지 선점 전략으로 유럽에서 까르푸를 따돌리는 등 두각을 나타낸 업체. 이 회사는 IMF사태로 땅값이 급락한 한국 등 아시아지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프로모데스는 지난해 말 카지노 (프랑스내 6위 유통업체) 인수협상과 GIB (벨기에 1위 유통업체) 지분투자건 등을 마무리짓고 P.H.핼리회장이 한국 진출건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모데스 한국법인 ㈜콘티코는 설립 2년동안 점포부지 하나 확보하지 못했던 부진을 서울 선점으로 일거에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한국까르푸측은 "서울 부지확보에서 프로모데스에 밀릴 경우 본사로부터 문책을 받을 것" 이라며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국업체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국내 업체들은 모두 구조조정에 손발이 묶인 처지여서 할인점업계가 외국업체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도가 난 뉴코아 (킴스클럽) 는 갖고있는 부지마저 내놔야할 처지이고, LG상사 (LG마트).그랜드백화점 (그랜드마트) 은 점포확장 계획을 전면 보류한 상태다.

또 롯데백화점 (마그넷) 은 백화점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며 할인점사업 비중을 키워가고 있는 신세계 (E마트.프라이스클럽) 도 신규 부지매입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삼성물산 (홈플러스) 만 그동안 부지난으로 포기하다시피했던 서울지역 진출계획을 재검토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E마트 창동점.프라이스클럽 양평점 (신세계).마그넷 강변점 (롯데).그랜드마트 화곡.신촌점 (그랜드).킴스클럽 잠원점 (뉴코아) 등 7개 할인점이 있으나 업계에서는 인구만 놓고보면 10만명당 한 개꼴로 1백여개 할인점이 들어설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원 기자 〈keyo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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