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예금’ 보너스 금리 확률 단체 경기 < 개인 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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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민은행이 지난달 7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피겨퀸 연아사랑적금’은 김연아 선수의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0.5%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선수의 성적과 금리가 따라가는 전형적인 스포츠 마케팅 상품이다. 지난 4일까지 9만5000여 명이 467억원을 넣었다. 적립식 상품인 것을 감안할 때 연간 적금액이 5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게 은행 측의 예상이다. 과연 이런 상품에 가입하면 보너스 금리를 받을 수 있을까.


원론적으론 은행이 추가 금리를 주는 목표치를 어떻게 정하고, 선수가 얼마나 잘해주느냐에 달렸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축구·야구처럼 인기가 있는 단체 경기의 결과와 연계한 상품이 보너스 금리를 준 적은 많지 않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은행들이 8강·16강 진출을 내걸고 보너스 금리를 주는 상품을 팔았지만 축구 대표팀의 성적은 조별 예선 탈락이었다. 가입한 고객들이 크게 실망했고, 은행들도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야구의 경우도 지난해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가을야구정기예금’을 판매한 부산은행이 사은 금리(0.1%포인트)를 지급한 게 손꼽히는 성공작이었다.

하지만 골프 같은 개인 경기에선 은행이 내건 목표가 달성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6월에 시판된 신한은행의 ‘최경주탱크적금’은 최경주 선수가 성적과 세계 랭킹 목표를 달성해 0.2%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지급했다. 축구·야구는 16강, 포스트시즌 진출, 우승 등 하나의 목표를 정하지만 대회가 많은 개인 경기는 확률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쉽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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