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 골목길, 사진이 숨쉬는 그 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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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사진가 이한구(41)씨가 서울 통의동 골목길 안에 낸 ‘류가헌(流歌軒)’은 작지만 차진 공간이다. 이름 그대로 ‘함께 흐르면서 노래하자’는 뜻으로 꾸민 전시장 겸 일터로 지난달 22일 문을 연 뒤 사진계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오래된 옛 정취가 그대로 살아숨쉬는 자그만한 한옥 안에는 누구나 반겨 맞아주는 하늘 인 마당이 살갑고, 다리를 쉬어갈 수 있는 마루가 다감하다. 오랜만에 젊은이들 목소리가 우렁우렁하자 동네 할머니들 나들이가 잦아졌다. 집앞 빈터에 ‘류가헌’ 식구들이 심어놓은 상추와 고추를 따가는 재미에 기웃거리는 이웃도 있다.

뜻을 같이하는 후배들 몇몇과 ‘류가헌’ 대문을 열어젖힌 이한구씨는 15일까지 여는 개인전에 ‘소소풍경(小小風景)-하루가 한 시절처럼 흐르다’란 제목을 붙였다. 흑백 풍경화 속에는 우리가 마냥 놓치고 사는 시절의 액이 흐른다. 이씨는 앞으로 ‘류가헌’을 “전시 공간을 찾지 못하는 젊은 사진가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070-8114-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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