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바꾼 등산 신 풍속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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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30여년 등산을 해온 경남 진주산악회 고문 한동렬 (韓東烈.66.진주시상봉서동) 씨. 韓씨는 어느 산을 가던 등산객들을 만날 때마다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말을 건넨다.그러나 요즘은 이런 인사말을 안한다.

벌써 4개월째다.韓씨로서는 어설픈 복장으로 산에 오른 '초보 산꾼' 들이 얼굴 표정이나 걸음새에서 실직자들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IMF가 바꾼 새 등산 풍속도다.

등산 신풍속도는 또 있다.근다원소 (近多遠少) 다.도심에서 가까운 작은 산에는 평일에도 등산객들로 붐비지만 이름난 산에는 등산객이 크게 준 것이다.

실직자들이 버스.기차 등 대중교통으로 오갈 수 있고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도시 주변 '숨은 산' 들을 즐겨 찾기 때문이다.반면 입장료를 내야하는 지리산.가야산 등의 입장객은 올들어 크게 줄었다.

지리산 동부관리사무소의 집계결과 지난해 1분기 12만7천명이 찾았으나 올들어 같은 기간의 입장객은 12만1천명으로 6천명이 줄었다.

창원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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