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간부회의 발언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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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0일 자민련 간부회의에서는 '튀는' 얘기가 많았다.때로는 '섬뜩한' 주장도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없었으므로 의결만 안했을 뿐이지 자민련의 '속내' 나 다름없었다.

여권에선 처음으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듯 야당현역의원 영입때 지구당위원장 자리를 반드시 보장할 것을 의결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민감하기 이를데 없는 이런 주장들이 마침 박태준 (朴泰俊) 자민련 총재의 방일기간 간부회의에서 쏟아졌다는 점도 음미해 볼만 하다.

^한영수 (韓英洙) 부총재 = 우리 당 형편은 여당되기전보다 어렵다.국민회의는 대선이후 지구당에 월 1백50만원씩 지원해오다 2월 이후 2백50만원으로 늘렸다.우리 당은 12월 이후 한푼도 못주고 있다.

공동정권의 최소비용은 나눠써야 한다. 정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뿐이다.

현재 정부의 정책을 보면 한편에선 기업측에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실업이 늘어나니 대량해고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상호모순된 것이어서 혼선을 빚고 있다.각 부처의 발표내용은 아이디어는 좋지만 일관성과 체계성이 없다.한나라당이 워낙 못하고, 명분없는 주장을 해 여당이 그나마 버티는 것이지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과신해선 안된다.대통령 지지도도 영남과 충청권에서 완만한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상천 (鄭相千) 부총재 = 경남문제는 뭐라 할 수 없지만 부산은 국민회의건 자민련이건 단독후보를 낼 입장이 못된다.부산의 경우 국민신당과 3당 연합공천이 꼭 필요하다.

^김용환 (金龍煥) 부총재 = 강원도의 경우 현역의원직을 던지고 나간 한호선 (韓灝鮮) 씨는 농민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지명도가 있다.국민회의가 여론조사 운운하며 자기몫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강원지사 문제가 합의되기 전에는 다른 문제 협상에 들어가지 않겠다.부산.경남의 경우 국민회의가 국민신당을 끌어들인 대연정을 얘기하는데 대연정이라는 개념은 성립할 수 없고, 찬동할 수 없다.

공동정권의 기본정신은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양축으로 성립된 것이다.다른 정파는 그 양축을 보완하는 선에서 참여하는 것이다.

^박구일 (朴九溢) 사무총장 = 경기도의 경우 국민회의는 협상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현역시장.군수를 싹쓸이해갔다.연합공천을 위해 노력하지만, 막판에 가서는 양당이 각자 후보를 내고 독자 선거를 치르는 길 밖에 없을 것 같다.

^한영수 (韓英洙) 부총재 = 국민회의 내부 분위기도 독자선거를 치르자는 것 같다.우리만 5대5 타령하다 국민회의가 수도권에서 기초단체장 후보를 다 내면 어떻게 하느냐. 단호하게 독자선거를 준비해가자. 서울 구청장 후보모집에 40명이 신청했는데 전직 구청장들이 몰려오고 있다.

^김용채 (金鎔采) 부총재 = (광역단체장 배정과 관련) 강원도가 경기도의 재판이 되려한다.

국민회의가 여론조사를 앞세워 강원도까지 뺏으려 한다.알다시피 林모씨는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에 관련돼 있고, 종금사 결재라인이어서 검찰 조사대상에 올라있다.

우리당 협상 전략이 애초 잘못됐다.경기도와 강원도를 받기 전에 왜 서울부터 양보했나. ^한영수부총재 = 최근 보도에 의하면 광역시.도지사 후보중 당선가능성이 없으면 대통령이 재검토한다고 한다.최기선 (崔箕善) 인천시장은 당선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반면, 서울의 韓모씨, 경기의 林모씨는 물어보면 열명중 여덟명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광역단체장 문제는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도중하차는 별개로 하고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배명국 (裵命國) 부총재 = 부산.경남 광역단체장을 국민회의에 양보한후 이 지역에서 자민련 당세 신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정세분석위원장으로서 정보기관의 정보를 자민련도 공유해야 한다.

정리 =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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