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9년간 일본보다 비싸게 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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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도시가스와 발전용으로 주로 쓰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일본보다 비싸게 수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한국은 LNG 2725만8657t을 t당 평균 726.6달러에 수입했다. 같은 기간 일본(t당 650.01달러)에 비해 t당 76.59달러(11.8%) 비싸게 들여온 것이다. 만약 지난해 한국이 일본과 똑같은 단가에 LNG를 들여왔다면 20억8800만 달러를 아낄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본지가 2000년 이후 한국 관세청(www.customs.go.kr)과 일본 세관(www.customs.go.jp)의 무역통계를 비교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 이후 LNG를 일본보다 연도별로 3.5~28.5% 비싸게 수입했다. 2006년에 28.5%나 비싸게 LNG를 수입해 차이가 가장 컸고, 2007년 24%, 2008년 11.8%, 올 1분기에는 23.2%가 높았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은 값에 LNG를 들여왔다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모두 106억 달러를 덜 썼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 기간 한국 LNG 수입 총액(767억 달러)의 13.8%다.

도시가스 사용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LNG 도입량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일본보다 비싸게 치르는 돈의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 올 1분기에만 LNG를 일본보다 11억 달러 비싸게 들여왔다.

국내에서 쓰는 LNG의 97%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는 “세계적으로 LNG 값이 제일 쌌던 1998~99년에 정부가 가스공사 민영화를 추진했다”며 “당시 회사가 민영화 문제에 매달리면서 장기 도입 계약을 하지 못해 현재 일본보다 비싸게 LNG를 들여오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는 값싼 장기 공급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일본과의 단가 차이를 줄여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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