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기성용 페널티킥 실축…오만과 평가전 0-0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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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은 없었다. 하지만 실전을 위한 훌륭한 모의고사였다.

박지성(28·맨유) 박주영(24·모나코) 이근호(24·이와타) 등 삼각편대의 위력적인 공격은 예리했고, 살인적인 무더위에도 적응을 마쳤음을 확인했다. 후반 들어 12명을 교체하면서도 대오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39분 기성용(20·서울)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승리의 방점을 찍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노리는 허정무팀이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와슬 주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정을 앞두고 벌인 이날 경기에서 허감독은 22명을 모두 가동하며 최상의 퍼즐을 찾았다.

전반은 박지성 이근호 박주영 이영표 등 주전들을 4-4-2 포메이션으로 풀가동했다. 무리하지 않고 몸을 푸는 듯 조합을 맞춰 나갔다. 박주영이 시도한 3차례 오른발 프리킥은 골문 근처를 예리하게 스쳤다. 박주영과 박지성이 찔러주는 공간패스는 이근호의 움직임과 조화를 이뤘다. 전반 23분 박지성의 힐패스에 이어 박주영 이근호가 이뤄내는 움직임은 창조적이었다. 하지만 전반 28분 이근호의 패스로 얻은 절호의 기회에서 박주영의 오른발 슛은 골문을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전반은 65% 이상 경기를 점유한 완벽한 경기였다.

허감독은 승부보다는 컨디션 조절에 힘썼다. 후반 들어 차례대로 12명을 투입했다. 기성용 이청용에다 이제 막 대표팀에 합류한 새내기들을 집중 테스트했다. 김근환 양동현을 투입하며 높이의 축구를 노렸고, 유병수와 배기종을 내세워 속도를 높였다. 워낙 많은 선수들을 바꾼 탓에 조직력은 전반같지 않았지만 허정무팀의 새내기들은 팀분위기에 잘 녹아들었다. 후반 39분 배기종이 중앙을 돌파하다 골문앞에서 알 무크하이니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었다. 알 무크하이니는 곧장 퇴장당했다.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골문 오른쪽 하단을 노렸지만 가운데로 쏠리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에서 뛰고 있는 오만 GK 알 합시의 선방에 막혔다. 기성용은 맞고 튀어나온 볼을 재차 슛했지만 알 합시에게 또 막히고 말았다. 이날 무승부로 허정무팀은 지난해 2월8일 투르크메니스탄전 승리(4-0승) 이후 21경기 무패행진(10승11무)을 달렸다. FIFA 랭킹 81위 오만과의 역대전적에서 3승1무1패의 우세를 지켰다. 허정무팀은 7일 오전 1시15분 알 막툼 경기장에서 UAE전을 치른 후 귀국한다. 한국은 현재 3승2무(승점11)로 조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남은 3경기에서 1승1무만 거둬도 자력으로 본선진출을 확정한다.

두바이=이해준 기자 hjlee7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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