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차관급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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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이징 남북 회담의 양측대표단은 15일 회담진행 상황을 되짚어보며 향후 대책마련에 골몰. 우리 대표단은 오전 베이징 시내를 돌아보며 머리를 식혔고 오후엔 숙소에서 정세현 (丁世鉉) 수석대표 주재로 회담 전략회의를 개최. 이날 '태양절 (金日成의 86회 생일)' 을 맞은 북한대표단은 대사관을 찾아 추모행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북측대표들은 이날 아침 숙소인 징룬 (京倫) 호텔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북측 입장을 설명. 전금철 북측단장은 '이산가족은 정치문제고 비료는 인도적 문제라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는 지적에 "비료는 가장 시급한 문제고 이산가족 얘기를 여기에 연계시킨 게 정치적인 것이란 의미" 라고 주장. 全단장은 회의를 계속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우리는 오늘 명절이라 못한다.

모두 다 (북한대사관으로) 들어갔다" 면서 "남측의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아니면 (북으로) 돌아가겠다" 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은 단장인 전금철 정무원 책임참사를 사석에선 '全아바이' 라고 호칭. 이와 관련, 우리측 관계자는 "全단장이 북한 대화일꾼의 대북 (代父) 격인 데다 친화력 있는 성품으로 베이징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기 때문" 이라고 해석. 북측은 이번 회담과 관련한 남측 언론의 보도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대사관의 인터넷망까지 동원. 북한대표단은 인터넷을 통해 우리 신문과 방송사 사이트에 접속, 보도내용을 프린트해 공보업무를 맡은 김성림 (金成林) 대표에게 전달, 불만스러운 부분은 해당기자에게 어필하는 방법을 사용. 그러나 정작 북한기자는 회담기간내내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리 대표단 관계자는 "북한측이 정작 신경쓰는 것은 북한주민들이 아니라 대북지원에 대한 우리국민들의 여론인 듯하다" 고 촌평. 베이징 =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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