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폴크스바겐의 맞수" 바이스거버 사장 털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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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의 폴커 바이스거버(64)사장은 "현대.기아차는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유럽.중국시장에서도 폴크스바겐의 강력한 경쟁상대"라며 "중국 시장에서 1등을 지키기위해 올해 10여개의 신차 등을 중국에 집중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자와 만나 " 매년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중국.인도.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폴크스바겐과 현대차의 경쟁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 최대의 자동차 업체인 폴크스바겐의 이사회 멤버이자 생산과 중국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또 1982년 폴크스바겐이 외국기업으론 처음으로 중국(상하이)에 생산법인 설립할때 일익을 맡았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까지 중국에서 자동차판매 1위업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중국은 유행이 빨라 올 1분기에 마케팅을 잘한 현대차가 1등을 했다"며 "올 하반기까지 폴크스바겐의 22개 차종 가운데 9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해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스거버 사장은 2008년까지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500만대를 돌파하고 이중 30%를 폴크스바겐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1월 한국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해 한국시장 공략에도 팔을 걷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달부터 한국시장에 선보인 대형 고급차 페이톤을 내세워 품질과 안정성 홍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올 국내 시장에서의 페이톤 판매목표는 200대이다. 폴크스바겐은 세계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 보다는 나홀로 길을 가는 회사로 유명하다. 전 세계 40여곳에 독자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는 중국.미국에서의 가격 인하 경쟁에 대해 "이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인하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44년간 폴크스바겐에서 일하면서 학벌보다는 인간됨됨이가 회사발전에 중요하다는 것을 터득했고 이를 신입사원을 뽑을때나 승진인사를 할때 많이 고려한다"고 말했다.

드레스덴(독일)=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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